'장기 파업' 시달리는 美 GM…멕시코 공장 6000명 무기한 휴가

입력 2019-10-02 15:57   수정 2019-10-03 01:45


제너럴모터스(GM)가 2주 이상 미국 전역에서 이어진 파업으로 현재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분석됐다. 사측의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이 1970년 이후 최장기간 파업을 촉발했다. 곳곳에서 공장이 멈춰섰지만 사측과 노조 간 협상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GM이 멕시코 중부 실라오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6000명에게 무기한 의무 휴가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댄 플로레스 GM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자동차노조(UAW) 파업으로 부품 부족이 발생해 더 이상 공장을 돌릴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공장 근로자들은 휴가 기간에 평균 급여의 55%를 받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로 북미에서 무기 휴가를 가는 GM 노동자 수는 총 1만 명으로 늘었다. WSJ는 “파업이 끝나지 않으면 이 숫자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조치로 GM은 미국에 이어 멕시코에서도 ‘쉐보레 실버라도’ ‘GMC 시에라’ 등 픽업트럭 생산을 전면 중단하게 됐다. 지난달 16일 시작된 이번 파업으로 미국 10개 주에 설립된 GM 공장 33개와 22개 부품창고가 문을 닫았다. 4만6000명가량의 미국 GM 노동자들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GM 노조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문제 삼고 있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공장 네 곳과 캐나다 공장 한 곳을 폐쇄하고 전 직원의 8%인 1만4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GM은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노조는 이 계획을 철회하는 것은 물론 의료복지 개선, 임금 인상, 임시직 일자리에 대한 고용 안정 등도 요구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GM의 손실액은 크게 불어나고 있다. JP모간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파업 사태로 GM이 현재까지 입은 피해액을 10억달러로 추산했다. GM은 파업으로 하루 평균 5000만~1억달러(약 600억~1200억원) 수준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파업 이후 10만 대가량의 자동차 생산이 차질을 빚었다.

향후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멕시코 공장처럼 부품을 수급하지 못해 생산을 중단하는 공장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WSJ는 “(멕시코 공장 가동 중단으로) GM이 더 이상 픽업트럭을 제조할 수 없게 된 건 치명적”이라고 분석했다. 픽업트럭은 GM의 주력 상품이기 때문이다. 콜린 랭건 UBS그룹 애널리스트는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공장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GM 전체 수익의 약 10%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GM과 노조 간 협상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양측은 이날도 논의에 나섰지만 별다른 소득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 협상 책임자인 테리 디츠 UAW 부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사측이 포괄적인 제안을 해왔지만 노조 요구사항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거부했다”고 밝혔다. UAW는 이날 GM에 추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GM 사측 관계자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계속해서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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