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든 국민들은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지 다시 묻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서초동 촛불집회 이후 조국 법무부 장관은 "국민들이 진정한 검찰 개혁을 바라고 있다"면서 "저의 부족함과 불찰 때문에 국민들께서 많은 실망감을 가졌을텐데, 저를 꾸짖으면서도 촛불을 들어서 깜짝 놀랐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촛불집회에 화답하듯 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조국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보수를 표방하는 단체와 인사들로 구성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 대회'를 열었다.
오후 2시쯤에는 광화문 남쪽광장부터 서울역 4번 출구 앞까지 세종대로 2.1㎞ 구간 10차선 도로의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됐으며, 대부분 구간이 시위 참가자 등으로 가득 차 있다.
종각역에서 세종대로 사거리까지 8차로도 차량이 통제된 상태이며, 종각역에서 내려 광화문 사거리 쪽으로 이동하는 인파로 채워지고 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집회 후 청와대 앞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앞서 투쟁본부는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거듭나 국가가 정돈되고 세계의 번영과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면서 "종교계와 정당, 일반 시민 등 100만∼15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자유한국당은 공식입장을 통해 "오늘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 참석인원은 국민과 당원을 포함하여 총 300만 명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서초동 촛불집회 인원을 200만 명이라고 발표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 이동 인구, 페르미 기법 등을 통해 상식적인 참여 인원이 이보다 훨씬 적었다는 것은 입증이 됐지만 서로간의 세력 과시를 위해 참여인원이 부풀려지고 있다는 평가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광화문 집회가 열린 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오늘은 하늘이 열린 날. 광화문에서 대한민국 방방곡곡에서 목청껏 외치자"면서 "최악의 대통령 문재인에게 대한민국의 주인이 누구인지 깨닫게 해주자"고 말했다.
검찰개혁 문제를 두고 양 진영이 서로 자신들의 지지자가 대한민국 주인이라고 내세우는 상황에서 서초동 집회, 광화문 집회 참여자가 민심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비판론도 거세다.
한 네티즌은 "먹고 샆기 바빠서 집회에 참석하지는 못한다"면서 "누가 대한민국의 주인이며 대다수 민심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는 내년 총선 결과로 알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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