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남가일몽 (南 柯 一 夢)

입력 2019-10-07 09:00  

▶ 한자풀이
南:남녘 남
柯:자루 가
一:한 일
夢:꿈 몽


당나라 때 강남 양주 땅에 순우분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의 집 남쪽에는 몇 아름이나 되는 큰 괴화나무가 수십 평의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는데 그는 여름철이면 친구들과 어울려 그 나무 밑에서 술을 마시곤 했다. 하루는 술에 취해 나무 아래에서 잠을 자는데 남색 관복을 입은 두 사나이가 나타나 절을 올렸다. “괴안국 국왕의 어명을 받잡고 대인을 모시러 온 사신입니다.” 순우분이 사신을 따라 괴화나무 구멍으로 들어가자 국왕이 반갑게 맞았다. 그는 괴안국의 부마가 되어 영화를 누리다 남가(南柯) 태수로 부임해 20년간 남가군을 태평하게 다스리고 다섯 아들은 모두 높은 벼슬에 오르고 딸은 왕가에 시집보냈다.

하지만 20년이 되던 해 단라국 군대에 크게 패하고 아내까지 병으로 죽자 벼슬을 내놓고 돌아왔다. 한데 그의 명성 때문에 찾아오는 이가 많아 역적 음모를 꾸민다고 조정에 투서가 들어오자 왕은 그에게 근신을 명령했다. 순우분의 세력이 만만치 않은 것을 알게 된 왕은 그를 달래 고향에 다녀오라 했다. 순우분이 놀라서, “저의 집이 여긴데 어디로 간다는 말입니까?” 하고 반문하자, “그대는 본시 속세 사람으로, 여기는 그대의 집이 아닐세” 하며 웃었다. 그는 놀라며 꿈에서 깨어났다.

‘남쪽 나뭇가지의 꿈’이란 뜻으로 덧없는 한때의 꿈이나 인생의 덧없음을 비유하는 남가일몽(南柯一夢)은 중국 당나라 이공좌의 소설 <南柯記(남가기)>에서 유래한 고사성어다. ‘그의 10년 노력은 결국 남가일몽이었다’ 식으로 쓰인다. ‘한바탕의 봄 날 꿈’을 뜻하는 일장춘몽(一場春夢), <장자>에 나오는 얘기로 ‘나비가 된 꿈’이란 뜻의 호접지몽(胡蝶之夢)도 쓰임이 비슷하다. 청춘의 꿈은 노력으로 영글어간다. 배우고 익힘이 없는 꿈은 자칫 ‘남가일몽’이 될 수 있다.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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