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들은 사람을 평가할 때 ‘신언서판(身言書判)’을 봤다. 이는 중국 당나라 때 관리 등용 시험에서 인물을 평가하는 기준이기도 했다. 요즘도 학교나 기업에서 인재를 육성하는 기준으로 자주 인용된다. 신은 용모와 풍채, 언은 언변, 서는 글, 판은 판단력을 말한다.
전원주택을 지을 좋은 땅을 찾을 때도 ‘신언서판’이 있다. 신(身)은 땅의 모습, 생긴 모양이다. 외부에서 봤을 때 신수가 훤해 보이는 땅이 일단은 좋은 땅이다. 시골에서 집을 지어 사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다른 땅을 숱하게 봐도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이 땅은 보자마자 마음에 들어 계약했다”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훤한 신수에 꽂힌 것이다.
언(言)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듣는 이야기다. 근처에 사는 이웃들에게 그 땅에 대한 이야기를 미리 들어보는 것이 좋다. 해당 지역에서 오래 산 사람들은 그 터가 어떤지를 잘 안다. 겨울에 추운지, 여름에 더운지, 어떤 재해에 취약한지, 주변에 위험한 요소는 없는지 등을 알 수 있다. 구입하려는 땅이나 집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거나, 흉가 등 나쁜 소문이 돈다면 사는 내내 찜찜할 것이다. 물이나 전기를 끌어올 때 문제는 없는지 등도 마을 사람들을 만나면 금방 알 수 있다.
서(書)는 부동산과 관련된 각종 서류를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토지를 구입한다면 지적도, 토지대장, 토지이용계획확인서, 등기부등본 등을 봐야 하고 주택 등 건물이 있다면 건축물대장도 챙겨야 한다. 지적도는 토지의 소재, 지번, 지목, 경계, 도면 등이 등록돼 있는 서류다. 땅의 모양과 도로, 인접 토지와의 경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지목이 임야고 지번 앞에 ‘산’이 있으면 임야도를 발급받아야 한다. 지목은 임야라도 지번 앞에 ‘산’이 없으면 ‘토임(토지임야: 큰 축적을 적용해 지적도를 크게 그려놓은 임야)’으로 등록 전환된 것을 의미한다. 토지에 건축물이 있다면 반드시 건축물대장을 통해 소유자와 평수, 구조 등을 확인해 정상적인 건물인지, 무허가 건물인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폐가일 경우에도 마찬가지 절차를 거쳐야 한다.
판(判)은 스스로의 판단이다. 아무리 서류를 잘 챙겨보고 주변 사람들 말을 들어보아도 결국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간혹 주변 사람들의 엉터리 정보를 믿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있다. 사용할 목적에 맞는 땅인지, 가격은 적당한지, 인허가에는 문제가 없는지 등에 대해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서두르면 당하고 망설이면 놓치는 것이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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