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전국에 그늘막 5600여 개가 횡단보도 옆 대로변에 설치됐다. 지금은 ‘전국구’ 폭염 대책이 된 그늘막 설치는 땡볕 아래 횡단보도에 서서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는 주민들을 본 조은희 서초구청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서리풀원두막’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한 그늘막은 2017년 도로법에 따른 ‘도로 부속 시설물’로 인정받은 뒤 전국으로 퍼졌다. 현재 서초구에만 182개, 전국에 5600여 개의 그늘막이 설치됐다. 서리풀원두막 디자인은 2017년 유럽 친환경 정책상 ‘그린애플어워즈’를 수상했고, 지난해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을 받았다.
폭염뿐 아니라 한파로 인한 주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만든 한파 대피소인 ‘서리풀이글루’로 서초구는 지난해 2년 연속 그린애플어워즈를 받기도 했다. 서초구 관계자는 “2015년 공공디자인팀을 신설해 자체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왔다”고 말했다. 마을버스 승차대에 발열 의자인 ‘온돌의자’를 설치한 것도 서초구가 처음이다.
‘서리풀’은 서초의 옛 이름이다. 이 일대는 서리풀이 무성해 서리풀이, 상초리로 불렸다. 주차난 등 고질적인 문제에도 창의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서초구의 주차공유제는 지난해 서울시 혁신사업으로 지정돼 서울의 모든 자치구가 도입하도록 권고됐다. 거주자 주차구역을 쓰지 않는 시간에 공유하고, 공유한 시간에 따라 가점을 부여해 다음해에도 주차구획을 배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 8월부터 공영주차장에 ‘모바일 실시간 체납 차량 자동알림 시스템’도 전국 최초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공영주차장 입차 정보와 체납 정보를 연계해 체납 차량이 공영주차장에 들어오면 단속직원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서초구 내 공영주차장 중 주차 면수가 100면 이상인 5곳에서 운영해 총 87대를 단속, 4000여만원의 체납금을 회수했다.
서초구는 이 같은 정책 성과의 비결을 소통에서 찾고 있다. 학교를 직접 찾아 학부모들과 ‘스쿨톡’을, 30대 남성들과는 민방위 훈련 현장을 찾아가 ‘민방위 안전톡’을 토크쇼 형태로 진행한다. 서초구민 모두가 자동 가입돼 있는 ‘자전거 보험’도 민방위 안전톡을 통해 주민 수요를 파악해 나온 제도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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