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나라' 격변의 시기…서로 칼 겨눈 양세종X우도환

입력 2019-10-05 10:12   수정 2019-10-05 10:13


'나의 나라'가 장대한 서사로 강렬한 서막을 열었다.

JTBC 새 금토드라마 '나의 나라'가 지난 4일 뜨거운 호평 속에 첫 방송됐다. 1회 시청률은 전국 3.5%, 수도권 3.8%를 기록(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격변의 시기, 역사의 뒤에서 굴곡진 인생을 살아내는 세 남녀의 서사는 첫 회부터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밀도 높은 이야기와 어우러진 '레전드 조합'의 빈틈없는 열연은 품격이 다른 사극의 문을 열었다.

이날 방송은 왕자의 난이 일어난 달 밝은 밤에서 시작됐다. 모두의 독촉을 뒤로하고 이방원(장혁 분)이 기다렸던 단 한 사람은 바로 서휘(양세종 분). 이방원의 명을 받아 취월당으로 향한 서휘를 가로막은 사람은 이성계(김영철 분)의 칼 남선호(우도환 분)였다. 서로를 넘어야 할 막다른 길에서 마주한 두 사람. 하지만 서휘와 남선호에게도 친우였던 시절이 있었다.

무과 과시를 준비하며 수련을 하던 서휘와 남선호는 무과방 앞에서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요동 정벌을 앞두고 백성의 피를 흘리려는 의도를 비웃던 벽서범 한희재(김설현 분)와 얽힌 두 사람은 벽서범패로 몰려 금오위들에게 쫓기게 됐다. 남선호와 길이 갈린 서휘와 한희재는 이화루로 숨어들었다. 그곳에서 한희재는 남장을 벗고 본래의 고운 자태를 드러냈지만 금오위 별장 박치도(지승현 분)의 눈썰미를 피할 수 없었다.

정체가 드러나려는 순간, 남선호가 사복시정 남전(안내상 분)의 아들이라는 지위로 박치도를 겁박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시궁창 같은 현실 속에 "밥이 나라"라는 서휘, 서얼 팔자를 벗고 썩어빠진 고려를 도려낼 꿈을 품은 남선호, 틀린 현실을 개탄하며 벽서를 붙이는 한희재는 서로 다른 나라를 품고 있었지만 그렇게 친구가 됐다.

서휘와 남선호는 무과 과시를 청하기 위해 녹명소로 향했다. 그러나 서휘는 팽형인의 핏줄이라는 이유로 비웃음을 당하고 쫓겨났다. 남선호는 그런 친우를 위해 이성계와의 사냥에 서휘를 몰이꾼으로 데려갔다. 아들을 이성계의 눈에 들게 하려는 남전의 계획이었지만, 정작 이성계는 서휘의 무재를 한눈에 알아보고 과시에 응할 수 있도록 화살촉을 하사했다. 남선호에 대해서는 "아직 부족하지만 과시 장원을 한다면 정벌 때 부관으로 삼겠다"는 약조를 했다.

한편 한희재는 행수 서설(장영남 분)의 명에 따라 남전에게 정보를 전하러 갔다가 남선호와 다시 마주쳤다. 남선호가 한희재를 이끌고 간 곳은 녹명소 앞의 저자. 주제를 알고 분수에 맞게 살라는 남전의 명령과 "서면 그저 땅일 뿐이나 걸으면 길이 된다"는 이성계의 독려 사이에서 고민하던 서휘는 결심을 굳혔다.

언제나 친우의 길에 함께하는 남선호와 녹명소로 들어간 서휘는 녹명관 앞에 이성계의 화살촉을 내보이며 "내 아비는 개가 아니라 고려제일검 서검"이라고 포효했다. 둘을 지켜보던 한희재가 '서검'이란 이름에 눈빛이 흔들리는 모습은 궁금증을 자아냈다.

'나의 나라'는 첫 회부터 역동적이고 힘 있는 전개로 격동의 서사를 풀어냈다. '왕자의 난'으로 포문을 연 '나의 나라'는 역사가 기록하지 않았으나 새로운 길을 내며 살아간 서휘, 남선호, 한희재를 전면에 내세워 신선한 몰입감을 자아냈다.

격변의 시기, 저마다의 아픔을 품은 인물들의 사연이 얽혀 들어가며 선 굵은 이야기를 만들어나갔다. 김진원 감독 특유의 세련된 연출과 채승대 작가의 밀도 있는 대본은 첫 회부터 강렬한 시너지로 휘몰아쳤다.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났다. 현실에 달관한 서휘의 능청스러운 면부터 남성미 넘치는 매력에 아픔까지 담아낸 양세종의 탁월한 변주가 극의 다이내믹을 이끌었다. 첫 사극에 도전한 우도환은 친우에게 따뜻하지만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로 상처를 간직한 남선호의 서늘한 면을 성공적으로 그리며 인상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누구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진취적 여성 한희재의 당차고 총명한 매력은 김설현의 강단 있는 연기로 생동감을 얻었다. 무게감을 더하는 사극 흥행 불패 장혁, 김영철, 안내상, 장영남, 지승현 등 노련한 고수들의 연기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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