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금지법'에 14세 소년 체포까지…분노한 홍콩 시민들, 마스크 쓰고 대규모 시위

입력 2019-10-06 15:57   수정 2019-11-03 00:31


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을 시행했지만 홍콩 시민들의 시위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경찰이 쏜 실탄에 맞은 14살 소년이 경찰에 체포된 사건까기 발생하면서 시위는 격화되고 있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외신 등에 따르면 홍콩 최대 번화가 중 하나인 코즈웨이베이 지역에는 수많은 시민이 모여들어 복면금지법 반대 시위가 진행중이다. 빅토리아 공원과 침사추이 등 홍콩 주요 지역에서도 복면금지법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홍콩 정부는 시위 확산을 막는다며 공공 집회나 시위 때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을 5일 0시부터 시행했다. 이를 어기면 최고 1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홍콩 시민들은 되레 반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위에 나선 시민들은 모두 마스크나 가면 등을 쓰고 "홍콩이여 저항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 등장해 저항의 상징이 된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비가 오는 가운데 우산을 쓴 시위대는 코즈웨이베이 지역에서 금융 중심가인 센트럴 지역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시위대의 본노를 키운 건 경찰이 쏜 실탄에 맞은 14살 소년이 경찰에 체포된 사건이었다. 지난 4일 저녁 위안랑 지역에서 시위를 벌이던 14살 소년이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하다 경찰이 쏜 실탄을 허벅지에 맞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에 경찰은 사과나 해명은 커녕 치료를 받던 이 소년을 폭동과 경찰관 폭행 혐의로 체포했다. 홍콩에서 폭동 혐의로 유죄를 받으면 최고 징역 10년형에 처할 수 있다.

한편 시위 사태가 격화되면서 시위대의 기물 파손이 잇따르고 있다. 전날에는 홍콩의 모든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고, 이날도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홍콩 내 전체 91개 지하철역 중 이날 폐쇄된 역은 49곳이다.

도심 주요 쇼핑몰도 시위로 인해 문을 열지 않았다. 중국은행 등 중국계 은행을 공격해 현금인출기(ATM)와 기물을 파손하는 가운데 시민들은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 은행 ATM 앞에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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