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뛰어나고 규제 적고"…중소규모 재건축 활기

입력 2019-10-06 16:45   수정 2019-10-07 02:46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예고로 재건축시장이 전반적으로 얼어붙고 있지만 강남권 중소 규모 단지의 재건축은 속도를 내고 있다. 입지 여건이 뛰어나 가격 상승 기대가 크고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아 각종 규제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신반포14차 재건축조합은 이달 주택도시보증공사와 분양가 협의를 시작한다. 분양가가 확정되는 대로 연내 분양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단지는 한강과 고속터미널역 중간에 자리잡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입지가 우수하고 주변이 재건축을 하고 있어 주거환경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178가구를 280가구(지하 3층~지상 35층)로 재건축한다.

신사역과 잠원역 사이에 있는 신반포13차는 이주 막바지 단계다. 최대한 빨리 후속절차를 밟고 내년 초 분양할 예정이다. 2015년 10월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지 약 4년 만으로 일반적인 재건축 사업속도(평균 10년)보다 빠르다. 3개 동 180가구를 330가구로 재건축한다. 두 사업장 모두 일반분양이 100가구 남짓인 소규모 단지로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같은 시기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인근 반포주공1단지(1·2·4주구)나 신반포4지구 등 규모가 큰 사업장들은 분양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이들 단지는 큰 이견 없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서초구에선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시공사 선정에 나선 중소 규모 단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지하철 7호선 반포역 인근에 있는 신반포21차는 시공사 선정에 들어갔다. 10일 현장설명회를 열고 12월 11일까지 일반경쟁입찰 방식으로 시공사를 뽑는다. 108가구짜리 소형 단지로, 재건축을 통해 지하 4층~지상 20층 2개 동 275가구로 재탄생한다. 한강변에 접한 신반포18차(337동)도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1 대 1 재건축을 추진 중인 신반포18차(182가구)는 두 차례 유찰돼 포스코건설과 수의계약을 맺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강남구에서도 중소 규모 단지들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대치구마을2지구(총 278가구)가 3.3㎡당 4750만원에 분양가를 확정하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 1지구(489가구)와 3지구(281가구)도 조만간 분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작지만 입지가 좋은 단지들은 의사결정 및 사업진행 속도가 빠른 게 장점”이라며 “신축 공급이 막혀 있는 상황이라 빠른 진행을 통한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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