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원 기자] 모델 출신의 패션 감각과 재기 넘치는 입담으로 26만명의 구독자를 사로잡은 패션 유튜버 쩡대. 4년 전부터 시작한 개인 유튜브 채널 ‘쩡대TV’를 통해 ‘패션 유튜버의 시조’라 불리며 대한민국 남성들의 패션 멘토로 자리잡은 그를 bnt에서 만나봤다.
모델 출신답게 188cm의 큰 키를 가진 그는 첫 번째 콘셉트에서는 체크무늬 셔츠로 편안하고 귀여운 소년의 모습을, 두 번째 촬영에서는 블랙 와이드 수트로 남자다움을 보여주더니 이어진 마지막 화보 촬영에서는 다소 실험적인 콘셉트와 보라색 벨벳 수트마저 완벽하게 소화해 스태프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다소 센 방송 이미지 때문일까? 까다로운 성격이면 어쩌나 내심 긴장도 했으나 그는 촬영 내내 스태프들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며, 소탈한 매력을 드러냈다. 또 이어진 인터뷰에서도 역시 모든 질문에 겸손하고 진솔한 모습으로 대답하는 그에게 사뭇 진중함 역시 묻어났다. 먼저 본인에 대한 짧은 소개를 부탁하자, “눈 뜨는 순간부터 하루가 전부 옷인, 옷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는 쩡대. 또 팬들에게는 그냥 동네 형”이라고 덧붙이며 웃었다. 그의 유튜브 채널인 ‘쩡대 TV’에 대해서도 설명을 부탁하니 ‘패션을 재미있게 배우는 채널’이라며 ‘옷을 잘 입는 사람보다는 잘 못 입는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고 짧게 덧붙였다.
5년 전부터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의 BJ로 처음 1인 방송을 시작한 쩡대는 4년 전부터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현재는 양쪽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재치 있고 솔직한 입담으로 이미 큰 사랑을 받던 쩡대는 방송 경험이 늘어날수록 좀 더 내용에 충실한 방송에 대해 고민하던 중 본래 패션모델 경험이 있는 그에게 스타일링에 대한 평가나 조언을 구하는 구독자들이 많아지자 본격적으로 패션 채널로 방향을 잡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인기 크리에이터의 반열에 올랐다.
거침없고 신선한 쩡대의 입담에 팬들은 열광했으나, 한편 다소 직설적인 표현으로 악플 역시 많았다. 그렇게 악플을 감당하면서도 단호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이유로는 “그래야 스스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듣는 순간에는 기분이 나쁠 수 있지만 때로는 쓴 조언 역시 필요하다”고 덧붙이는 그에게서 팬들을 생각하는 그의 진심이 느껴졌다. 그가 패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역시 ‘옷을 못 입는다’는 친구의 구박 덕이라고 하니, 새삼 더 이해가 간다.
‘도저히 어디서, 뭘 사야 할지 모르는’ 팬들을 위해서 ‘쩡대샵’이라는 온오프라인숍을 오픈하기도 한 쩡대. 방송하며 쇼핑몰을 운영하는 유튜버 역시 그가 최초였기에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거치며 현재는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팬들이 “나를 믿고 구매하는 만큼 택배를 받고 실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꼼꼼히 옷을 선택한다”는 그는 의류 선택의 기준으로는 ‘원단의 질’이나 ‘퀄리티’ 등을 꼽았다. 수익은 좀 어떤지 묻자 “공개한 적은 없지만, 매출이 억대로 찍히긴 한다”며 쑥스럽게 웃는 쩡대. 하지만 제품의 원가가 높아 실제 마진율은 높지 않다고 한다. “억대로 찍히고 억대로 나간다”며 “보세치고 너무 비싸다며 오해를 자주 받지만, 보세에도 질의 차이가 크다”며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본인의 방송을 통해 구독자들이 자신감을 얻거나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때 무척 뿌듯하다는 쩡대는 오랜 방송 기간 잊지 못할 팬들이 정말 많았다며 몇 가지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초등학생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그의 구독자들은 그를 주로 ‘형’이라 부르며 친근하게 따른다. 금호동에 위치한 ‘쩡대샵’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방문한 팬들에게 직접 스타일링을 해주기도 한다는 쩡대는 “연예인도 아닌 나를 좋아해 줘 팬들에게는 항상 고맙고 미안하다”고. 그의 팬 사랑이 유독 각별해 보였다.
모델 생활을 시작으로 패션계에 입문했지만, 대학에서는 ‘연극영화학과’를 전공하며 배우를 지망했다는 쩡대. 고교 시절에는 아이유, 박하선 등 지금은 톱스타가 된 연예인들과 같은 연기학원에 다니기도 했다고 한다. 혼자 오디션을 보러 다니며 최종까지 올라가는 등 여러 기회도 있었지만, 현실적인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게 됐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쩡대 만의 스타일’을 묻자 “나만의 방식으로 다양한 스타일링을 한다”는 쩡대는 패션 롤모델로는 류승범과 G-DRAGON을 언급했다. 가장 자주 하는 아이템으로 ‘엄마가 주신 반지’를 꼽은 그는 트렌드나 남들의 시선, 틀에 박힌 스타일링 규칙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듯했다. 옷 잘 입는 비결로 “나의 특징을 잘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그는 “자신의 이미지나 장단점 파악이 필요하다”는 조언 역시 덧붙였다.
‘아프리카TV’부터 ‘유튜브’, ‘쩡대샵’ 운영까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를 듯한 그. 실제로 방송 스케줄 때문에 지인들과 만날 수 있는 횟수가 줄어들어 종종 외로움을 느꼈다고 한다. 방송을 통해 생기는 스트레스는 주로 ‘청소하는 것’으로 해결한다고. 연애 계획은 없는지 묻자 “연애 안 한 지 몇 년 됐다”는 쩡대는 “이상형은 최근에는 한예슬과 안젤리나 다닐로바”라며 솔직한 답을 남겼다.
짧은 인터뷰 내내 편안한 목소리와 진솔함으로 능숙하게 대화를 이끌어 가던 쩡대를 보니 그간 방송을 통해 쌓인 탄탄한 내공이 느껴졌다. 때로는 철없는 친한 형처럼, 때로는 따라 하고 싶은 패션 조언자로서 팬들에게 큰 웃음과 희망을 주는 그. 이미 ‘패션 유튜브’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그에게 앞으로 더 거침없는 활발한 활동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에디터: 정혜원
포토그래퍼: 김연중
의상: 마이누
헤어: 코코미카 영란 원장
메이크업: 코코미카 지니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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