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수호 검찰개혁" 황석영·안도현 등 문학인 1276명 성명문 발표

입력 2019-10-07 13:42   수정 2019-10-07 13:54


"조국 수호, 검찰 개혁!"

소설가 황석영, 시인 안도현 등 작가 1276명이 '조국을 지지한다, 검찰 개혁 완수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7일 발표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블랙리스트의 악몽이 아직도 생생한데 다시 자의적인 공권력과 폭주가 시작되는 것을 보고 불안과 분노를 함께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개혁은 시대적 과제이자 촛불 민심의 명령이란 점을 확인하기 위해 서명에 나섰다"고 밝혔다.

작가들은 "조 장관을 둘러싼 논의는 매우 혼란스럽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조 장관 임명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 조 장관과 그의 가족을 일체화할 것인가 분리해 볼 것인가, 심판관을 자처하지만 실제로는 확인되지 않는 의혹 생산자 역할을 하는 검찰은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통제받지 않고 있는 검찰 권력이 휘두르는 칼날은 군부 독재 시절 총칼보다도 더 공포스럽다"며 "그동안 문재인 정부와 조국 장관이 역설한 검찰 개혁의 첫걸음을 떼기도 전에 주저앉혀버리고 말겠다는 검찰의 살기가 대한민국 전체를 뒤덮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 검찰은 마음만 먹으면 어떤 '블랙리스트'도 자신들 의사대로 만들 수 있다"며 "자신들에게 잠재적 위험이 될 것 같은 조국 섬멸을 위해, 대통령과 국회도 무시하는 검찰의 칼끝은 결국 우리 공동체를 위협하는 가장 무서운 칼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는 권력 하이에나나 다름없는 대한민국 언론의 민낯을 여과 없이 보게 되었다"며 "'조국의 진실'을 밝힌다는 미명 하에 '조국(祖國)'을 병들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기득권 지키기에만 매몰된 정치 집단은 해묵은 정쟁을 일삼고, '권력의 칼날'에서 '칼날을 쥔 권력'이 되려는 야심을 숨기지 않는 대한민국 검찰, 이들 사이를 오가며 권력 주변을 서성이는 언론 하이에나, 이들은 '삼각 동맹'과 같이 한 몸으로 움직이며 정치 개혁, 검찰 개혁 등의 시대적 과제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될까, 흙탕물 튕기기에 급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촛불 혁명 과정을 통해 스스로 각성하였고, 우리가 사는 이 시대와 이 나라를 얼마나 뜨겁게 사랑하는지 스스로 확인한 국민들"이라며 "자신들의 밥그릇 지키기에 혈안이 되어 온 나라를 혼란의 구렁텅이로 몰고 들어가려 획책은 더 통하지 않는다. 우리는 다시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던 암흑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석영은 성명서 낭독이 끝난 후 취재진을 만나 최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실을 밝혔다.

그는 촛불집회에 대해 "굉장히 감동적이었고, 각계 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이번에 검찰이 변해야 한다는 강력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밝고 쾌활하고 명랑한 에너지가 깔려 있었다"고 말했다.

소설가 황석영·정도상·공지영, 시인 안도현·이시영·장석남을 대표 발의자로 한 서명은 지난달 25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진행됐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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