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정경심 세 번째 불러 12시간 조사…조국 소환도 '저울질'

입력 2019-10-08 17:21   수정 2019-10-09 01:10


검찰이 8일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세 번째 소환해 조사했다. 정 교수는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 자녀 입시 의혹, 사학재단(웅동학원)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이날 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조 장관 동생 조모씨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심사했다. 조씨는 웅동학원 의혹의 핵심 인물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배임수재, 증거인멸 지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의 조 장관 일가 의혹 수사는 사실상 ‘윗선’인 조 장관 부부만 남겨둔 상태다. 검찰은 정 교수를 한 차례 더 소환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후 조 장관 소환 조사에도 들어갈 전망이다.

이번주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이날 오전 9시 정 교수를 비공개 소환했다. 검찰은 이날 정 교수를 12시간 조사했으나 정 교수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조사 내용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앞서 두 차례 소환 조사에서 피의자신문조서에 날인도 하지 않고 건강상 문제를 거론하며 조사를 제대로 받지 않아 ‘황제 소환’ 논란이 일었다. 통상 피의자가 건강 문제로 소환에 불응할 때는 심각한 건강상 문제가 있다는 의사의 진단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정 교수는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

정 교수는 조 장관 일가 사모펀드의 ‘실소유주’로 의심받고 있다. 사모펀드 관련 투자와 운용을 분리하도록 한 자본시장법 위반과 고위공직자 및 배우자의 직접 투자를 금지한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와 공모해 사모펀드 자금 약 10억원을 빼돌린 혐의(횡령), 자녀 입시 의혹 관련 증거인멸 지시, 사문서 위조,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사 후 정 교수를 한 차례 더 추가 소환할 예정이다.

검찰은 그러나 이미 상당한 물적 증거와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정 교수를 구속 기소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조사 결과를 검토해 이르면 이번주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정 교수는 오는 18일로 예정된 사문서위조 혐의 관련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기해달라고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강성수)에 요청했다. 정 교수 측은 재판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했기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웅동학원 자금 흐름 조사

검찰은 이날 조 장관 동생 조씨의 구인영장을 집행했다. 조씨는 심문포기서를 제출해 법원은 서면심사만으로 조씨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했다. 조씨는 전날 허리디스크를 이유로 영장실질심사의 심문기일 변경을 요청했지만, 검찰은 수차례 소환조사에 응해온 조씨가 심문을 받지 못할 정도의 건강 상태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장 출신 로펌 변호사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의 경우 건강 문제를 호소하며 구속영장을 피하는 수법을 쓰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의 사모펀드 의혹과 자녀 입시 의혹에 대해 막바지 수사 중인 검찰은 조 장관 일가가 세운 웅동학원 의혹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검찰은 조 장관 일가가 부친이 남긴 50억원의 빚으로 어떻게 짧은 기간 내 50억원의 재산을 형성할 수 있었는지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히 웅동학원 비리 자금이 사모펀드 종잣돈으로 흐른 것은 아닌지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조씨가 웅동중학교 교사 부정채용 대가로 받은 ‘뒷돈’ 수억원 중 일부가 웅동학원 이사장이자 조 장관의 모친인 박모씨 계좌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시 채용 관련 의사결정에는 웅동학원 이사였던 정 교수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 교수의 증거인멸 관련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이날 정 교수의 자산관리인 김모씨가 근무하던 한국투자증권 목동PB센터를 압수수색했다.

안대규/이주현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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