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유니콘’ 꿈꾸는 슈퍼개미
배 대표는 지난해 초 한 대학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 과정을 들었다. 이때 헬스용 자전거업체 펠로톤에 대한 강의를 듣고 무릎을 탁 쳤다. 펠로톤은 미국 서점 반스&노블의 전자상거래 부문 사장이었던 존 폴리가 세운 헬스클럽용 솔사이클(soulcycle) 업체다. 폴리 사장은 자전거에 22인치 고화질 태블릿을 부착하고 온라인 콘텐츠를 결합한 새로운 상품을 내놨다. 태블릿을 켜면 하루에 총 14개 수업을 시청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 업체는 넷플릭스의 경쟁자로 떠올랐고 기업 가치가 1조원을 넘는 유니콘 기업이 됐다. 배 대표는 “펠로톤의 성장 스토리를 들으며 강의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하고 언제 어디서나 배울 수 있는 교육 플랫폼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는 지난해 5월 레슨몬을 창업한 뒤 1년여 뒤인 지난 7월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생방송, 주문형 비디오(VOD), 오프라인 등 다양한 강의 형식을 적용하고 모바일 첨삭 기능까지 넣었다. 강사를 섭외해 캘리그라피, 도자기 만들기, 신발 핸드페인팅 등 차별화된 콘텐츠 300여 개를 올려놨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근로시간 단축 등 사회환경의 변화를 반영한 강의물이다.
유튜브는 콘텐츠가 많지만 수요자가 원하는 맞춤형 고급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 틈새를 공략하겠다는 것이 배 대표의 전략이다. 앞으로 2년가량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작해서 올리고 입소문이 나면 자체적으로 활발하게 운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 대표는 “주 52시간 근로제가 확대되면서 여가시간이 많아지고 배우려는 사람과 더불어 지식을 공유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누구나 알고 싶은 주제에 대해 손쉽게 배울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찬가게’의 주식투자 노하우
배 대표는 2013년 이후에도 노블리제인베스트먼트라는 투자사를 운영하며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 그가 주식시장에 입문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때다. 그에게 주식 투자는 사업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월 50만원씩 저축해 1년가량 모은 500만원을 종잣돈으로 투자해 1억원가량을 벌었다. 그 돈으로 2001년 반찬천국을 열었다.
프랜차이즈를 10개까지 늘렸다가 온라인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견, 온라인몰에만 집중했다.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은 비결이다. 배 대표는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시대에 반찬가게는 성장산업”이라며 “앞으로 반찬천국도 공장을 확장하고 외형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 대표의 투자 철학은 ‘저가주 사냥꾼’으로 불리는 미국의 가치투자자 월터 슐로스와 닮았다. 배 대표는 50여 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고 있다. 보유기간은 평균 2~3년, 목표 수익률은 100%다. 가장 중요한 건 종목 선정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등 정부 정책과 맞는 미래 성장기업, 자산가치가 크거나 턴어라운드(흑자 전환) 가능 기업,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 등이다. 대동금속 대륙제관 국일제지의 성공 사례에서 보듯 대형 우량주나 테마주보다는 저평가된 중소형주를 주로 산다. 일단 매입한 뒤 가격이 하락하면 조금 더 사고 오르면 기다리는 투자 패턴을 유지한다. 그의 또 다른 별명이 ‘저삼고팜’인 이유다. 전체 투자금액이 얼마나 되냐는 물음에는 웃음으로 답했다.
배 대표는 직접 투자에 대한 노하우를 담은 강의(슈퍼개미 배진한의 돈이 되는 투자심리 특강)를 제작, 레슨몬에 올렸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투자해서 수익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슈퍼개미 양성 과정’도 마련했다. 종목 발굴 등을 직접 지도할 계획이다. 그는 “저평가된 종목을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라보고 목표 수익률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투자 영역을 넓혀 10여 개 스타트업을 자산 포트폴리오에 포함했다고 귀띔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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