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요즘 다이어터, 맛 대신 '탄수화물' 포기한다?

입력 2019-10-09 16:46   수정 2019-10-09 17:45

최근 다이어터들은 '맛'을 포기하지 않되 칼로리는 낮춘 식단을 선호하는 듯하다. 아무래도 과거에 비해 기존의 음식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식재료가 많이 나오는 만큼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필자는 이같은 분위기가 다이어트에 긍정적이라고 본다. 소위 너무 참으면 병이 걸리듯, 먹고 싶은 음식도 너무 오래 절제하면 폭식을 부르기 마련이다.

최근의 트렌드는 소스 등의 맛은 살리되 밥·빵·면 등을 대체해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비만클리닉에 내원하는 환자들의 식단일기에는 곤약 국수 및 떡볶이·곤약밥·미역국수 같은 독특한 메뉴가 부쩍 늘었다. 물어보니 요즘엔 H&B 스토어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모양이다.

간혹 이같은 탄수화물 대체 식단이 정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해 하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결론적으로는 '너무 기대하지 말 것'이다. 한가지 짚어야 할 것은 이들 탄수화물 대체 식품은 살이 '덜 찌는 것'이지, 살을 빠지게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해조류 등 유행하는 탄수화물 대체식품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다이어트 식품의 강자 '해조국수'를 들 수 있다. 해조국수는 밀가루 전분을 첨가하지 않고 해조류에 함유된 염류이온의 응고 특성을 활용해 국수처럼 만들어진 것을 말한다. 해조류에는 알긴산 등 식이섬유와 각종 무기질이 풍부하다. 그 자체가 알칼리성 건강식품으로 체질이 산성화되는 것을 막고, 신진대사를 촉진해 면역기능을 높여준다. 이는 주로 새콤달콤 비빔면이나 시원한 동치미육수를 더한 차가운 국수로 섭취하도록 나와 있다. 해조국수는 100g당 칼로리가 7㎉로 안심해도 된다. 다이어터의 고질병 '변비해소'에도 유리하다.



최근엔 비건 식단도 탄수화물을 대체하기 위한 방법으로 쓰인다. '호박국수'를 채썰어 파스타로 만들거나 '콜리플라워'를 갈아 쌀처럼 흉내내는 방법 등이 있다. 건두부를 빵 대신으로 사용해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고, 오트밀을 쌀밥 대신으로 먹는다.

이처럼 채소를 활용한 비건식단은 분명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 '탄수화물을 흉내낸 채소식단'은 정말 좋아하지 않는 이상 억지로 이어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이어트는 장기전이다. 음식을 과식하지 않는 훈련을 통해 평생 날씬한 몸매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간혹 밥, 국수, 빵 등의 탄수화물이 당긴다면 이를 섭취하되 적정량 이상을 먹지 않는 방법을 쓸 것을 권한다. 오히려 절제만 이어가다가 자신도 모르게 식욕이 폭발할 확률이 더 높다. 이를 조절하는 데에는 '식단일기'를 쓰는 것 만한 게 없다. 탄수화물 대체 채소요리는 이미 해당 식품을 많이 먹었을 때에도 탄수화물 생각을 떨칠 수 없을 때 '치트키'처럼 쓰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또 탄수화물이 무조건 다이어트의 적이라는 생각을 버리자. 양질의 탄수화물은 몸의 힘을 내도록 하고, 뇌활동을 활성화시키며, 즐거운 기분을 이어지도록 하는 중요한 요소다. 탄수화물 대체식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것은 권장하지만, 100% 의존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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