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美 모멘티브 최종 인수…글로벌 메이저 화학기업 도약

입력 2019-10-10 15:23   수정 2019-10-10 15:24



KCC(대표 정몽익)가 미국 실리콘업체 모멘티브를 최종 인수하면서 기존 건축자재 위주의 사업구조를 탈피해 세계적인 수준의 초정밀 화학기업으로 변신을 꾀한다.

KCC는 지난해 9월 SJL파트너스 원익 QnC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에 모멘티브를 인수키로 했다. 지난 4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로부터 인수를 승인받은 데 이어 한 달여 만에 인수대금을 최종 납입, 인수 절차를 마무리지었다. 모멘티브 인수는 역대 한국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거래 중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80억달러),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 인수(49억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거래다. 2006년 설립된 모멘티브는 세계 주요 지역에 16개 실리콘 공장이 있다.

KCC는 모멘티브의 지분 약 45.5%를 취득, 쿼츠사업 등 일부 사업 영역을 제외한 모멘티브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모멘티브 인수를 통해 실리콘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분야를 주력 사업으로 육성하고, 회사의 국제적 신용도와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KCC는 모멘티브 인수로 글로벌 실리콘 시장에서 미국의 다우, 독일의 바커 등과 경쟁하는 세계 3대 실리콘 기업으로 자리잡게 됐다. 국내 최초로 실리콘 제조기술을 독자 개발해 시장을 점차 확대해온 KCC가 이번 인수를 통해 미래성장 동력으로서 실리콘사업을 과감히 확대한 것이다. 기존 미국, 일본, 독일 기업 등이 주를 이루던 실리콘업계에서 KCC는 적극적으로 점유율 확대를 꾀할 방침이다. 실리콘을 중심으로 한 첨단소재는 물론 도료, 유리, 바닥재, 창호 등 종합 건자재와 인테리어까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모멘티브 인수는 반도체, 자동차, 화장품 등 한국의 주력 산업들의 기초 원료가 되는 핵심 소재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게 된다는 의미도 있다. 기존 제품과의 시너지도 생길 것이라는 얘기다. 실리콘산업은 최근 친환경소재 및 경량화 소재 수요가 증가하면서 향후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약 2~3%포인트 더 높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KCC 관계자는 “기능성 첨가제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실리콘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점유율을 늘려온 중국 등 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모멘티브 인수로 미국과 유럽 등으로 공략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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