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는 점포의 온라인 물류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풀필먼트센터’(FC)를 통해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화두인 온라인 배송 경쟁력을 높이려면 물류센터를 세워야 하는데, 그럴 경우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 홈플러스는 별도의 온라인 물류센터를 세우는 대신 기존 점포 공간을 활용했다.
홈플러스 점포들은 후방이 넓게 설계돼 있어 물류차량이 진출입하기 쉬운 환경이다. 1990년대 영국 테스코의 점포 설계 방식을 그대로 따랐기 때문이다. 별도의 물류센터 없이도 기존 점포가 온라인 센터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었다.
FC는 대형마트에 갖춰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다. 물류센터 시공에 드는 거액의 비용과 시간, 관리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주문자 자택 인근의 점포가 배송을 전담한다. 경쟁사와 달리 과도한 출혈 없이 신선 품질, 배송 속도, 운영 효율 등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FC는 지난해 7월 연 1호점 인천 계산점에 이어 올해 경기 안양점과 원천점에도 2·3호점을 열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4만여 종 상품 중 온라인 주문의 70%가 집중되는 3000여 종 핵심 상품이 빼곡히 진열돼 있다. 컨베이어 위로는 상품이 담긴 트레이들이 미끄러지듯 다닌다. 트레이는 고객이 주문한 상품이 놓인 진열대 앞에서 멈춰섰다가 피커(picker·장보기 전문사원)가 상품을 담아주면 다시 다음 구역으로 향한다. 3분여 만에 컨베이어 한 바퀴를 모두 돈 트레이는 배송 트럭에 실려 마트를 떠난다.
홈플러스는 기존 10명이던 피커를 40여 명으로 늘렸다. 시스템 및 물류 관리 직원 10여 명도 붙였다. 주문이 몰리는 상품만 모아 피커들이 평균 반경 3m 이내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돕고, 구매 빈도가 낮은 상품들은 필요할 때만 여러 고객의 물량을 한번에 피킹해오는 방식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안양점과 원천점의 하루 온라인 배송 건수는 기존 200건에서 7배인 1500건으로 늘었다. 피커 1인당 고객 주문 처리 건수는 기존 22건에서 30건으로 확대됐다. 기존 점포 5㎞ 이내이던 배송 반경도 15㎞까지 늘어나 안양점은 방배, 서초, 사당, 양재, 평촌까지 물건을 배송한다. 원천점은 죽전, 광교, 신갈, 기흥까지 담당한다.
홈플러스는 전국 모든 점포를 지역별 ‘고객 밀착형 온라인 물류센터’로 탈바꿈시켜 단기간 내 온라인 사업을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송승선 홈플러스 모바일사업부문장은 “장기적 관점의 꾸준한 지원과 발상의 전환이 어우러진 똑똑한 투자”라며 “모든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변신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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