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기 기자
안녕하세요 집코노미TV입니다. 오늘은 말도 탈도 많았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이후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강영훈 네이버 붇옹산의 부동산스터디 카페 대표 모시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대표님, 이달 초에 나온 분양가 상한제 관련 방침을 보면 동별로 지정하겠다는 말이 있어요.
▷강영훈 대표
정부가 원하는 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해서 분양가를 규제하려는 것이라기보다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협의를 해서 저렴하게 빨리빨리 가라’는 것이죠. 후분양보다 오히려 선분양을 권장하는 것이죠. 왜냐면 선분양으로 분양받은 분들은 이미 주택을 구입한 것이기 때문에 재고주택 시장으로 뭔가를 더 사려고 나오진 않을 거 아니에요. 지금 시점에선 수요를 잡기 위해서 그렇게 의도하는 게 아니냐고 보이는 것이죠.
▶조성근 부장
후분양으로 못 도망가게 하고 HUG의 분양가 규제(고분양가 관리)를 받으라는 거죠?
▷강영훈 대표
그렇죠. ‘어차피 후분양으로 가봐야 분양가 상한제로 틀어막을 테니 HUG랑 해결하고 오세요’라는 거죠. 빠져나오는 단지만 치겠죠. 그런데 그렇게 분양가를 누를 때 억울한 단지들이 나오겠죠. 예를 들어 신반포15차 같은 경우 아예 후분양을 계획하고 시공사를 정했는데 이 때문에 반포동을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걸면 선분양을 하려다 같이 규제를 받는 단지도 나오겠죠.
지금 강남권 중개업소 사장님들이 말씀하시는 게 매물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안 그래도 매물이 없었는데 이 추가 수요들이 시장을 흔들기 시작하면 가격이 더 오르는 거죠. 버블은 급격하게 커지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이 정부 입장에선 공포스러웠을 겁니다. 그래서 다소 무리하다고 평가될 수 있는 상한제가 나온 거죠.
▶구민기 기자
그렇다면 상한제를 못 피한 곳들의 일반분양가는 확실하게 잡힐까요? 얼마나 떨어질까요?
▷강영훈 대표
이미… 자, 보세요. 삼성동 상아2차를 재건축한 ‘래미안라클래시’의 경우 청약 경쟁률이 115대1 나왔죠. 청약가점 커트라인이 64점, 평균가점이 69점에 이른다는 집코노미 기사도 나왔죠. 부양가족 4명이어야 하고, 무주택기간과 청약통장 가입기간은 만점이어야 하는 조건이죠. 자녀도 몇 명 없으면 강남에 아파트 받을 생각 말라는 내용이던데요. 그런 청약경쟁률이나 가점이 분양가 상한제 하에서 나왔나요?
▶구민기 기자
그 전이죠.
▷강영훈 대표
네, 지금 상한제가 시행되지 않았는데도 이미 시장은 이렇습니다. 분양가가 매력적이니까요. 상아2차의 분양가가 공개되자마자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당첨만 되면 10억이란 얘기가 나왔어요. 이 옆에 입주한 지 11년 된 아파트가 20억원을 넘는데 신축 아파트 같은 면적대가 이보다 저렴하니까요.
▶구민기 기자
한남뉴타운처럼 강북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들도 상한제 대상이 될 것 같은데 조합원 입장에선 어떤 상황일까요?
▷강영훈 대표
제가 볼 땐 별로 고민들 안 하실 것 같아요. 먼 얘기입니다. 분양가 상한제에 따라서 ‘우리 언제 분양하느냐’는 너무 먼 얘기예요. 아직 시공사도 결정되지 않았고요.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는 올 연말 조합 설립하려고 하죠. 초·중기 사업장들은 ‘상한제가 언제까지 있겠어?’ 이런 분위기죠. 아직까지 눈 앞에 닥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나중에 생각하자’고 해서 그렇게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인 것 같아요.
▶구민기 기자
기간은 어느 정도일까요?
▷강영훈 대표
한남뉴타운에서 가장 속도 빠른 곳이 3구역인데 올해 시공사를 선정하면 내년 조합원 분양신청을 하죠. 그런데 시공사를 선정할 때 대안설계니 뭐니 해서 설계변경에 들어가겠죠. 그런데 그것도 한참 걸리죠. 서울시에 서류가 올라갔다 내려오는데 시간이 걸리고, 관리처분계획 변경하고, 이주하고… 이러다 보면 분양이 몇 년 뒤에 될지 몰라요. 그렇다면 그때 가서 고민할 이슈이기도 하고요. 한남3구역도 일반분양분의 비율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에요. 조합원수 대비 일반분양 비율이 높지 않은 곳들은 상대적으로 분양수입 감소분이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어차피 조합원들이 추가분담금을 많이 내가면서 사업하는 곳들이기 때문에 조금 더 낸다는 느낌이죠. 그러나 사업성이 굉장히 좋았던, 조합원수 대비 일반분양분이 많았던 곳들은 분양수입이 줄면 조합원들이 낼 돈도 늘어나죠. 사업성에 대한 리스크가 늘어나는 거죠.
▶구민기 기자
그렇다면 지금 가격보다 더 뛸 가능성이 있다?
▷강영훈 대표
강남 재건축이 지금 그렇게 막 움직이는 건 아닌데. 예를 들면 잠실주공5단지나 대치 은마의 경우 전고점을 향해, 전고점을 넘어가고 있잖아요. 이들 단지는 왜 그럴까요? 시장의 판단은 그런 거예요. 주변의 신축 가격이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가격을 벌리니까 상한제에 따른 추가분담금이 부담돼도 신축이 되면 현재 가격이 오른 신축보다 가격이 높아질 테니 당장은 분담금을 내도 향후 상승분에 대한 요인이 더 생기니까 가격이 그렇게 가는 겁니다. 그런 영향이 당연히 재개발에도 있고요.
서울의 부동산은 형님이 잘 가면 동생들이 따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컨대 강남의 대장과 서초의 대장이 서로 가격을 견주면서 움직이는 부분이 있는 것처럼 재개발 중에서도 대장 가격들이 서로 견주면서 왔다갔다 맞추는 키맞추기 경향이 있거든요. 한남뉴타운은 강 건너에 있는 반포 재건축에 시차를 두면서 가격을 맞춰가는 경향이 있어요. 그 동네 중개업소에 가면 사장님들이 그렇게 브리핑합니다. ‘반포가 25억원인데 80%는 가지 않겠느냐’고요. 15년 전에도 그랬는데 지금도 그래요. 중요한 건 그 말이 맞다 틀리다가 아니에요. 수요자들은 그 내용에 반응하면서 가격 움직임이 있어 왔고 지금도 그 영향을 받는다는 거죠.
정부가 강남 부동산 가격을 잡으려는 게 이해 돼요. 강남 부동산만 잡으면 사실 국내 부동산 가격은 다 잡을 수 있습니다. 강남을 넘어서는 다른 지역은 나올 수 없거든요. 강남 아파트가 3.3㎡당 5000만원대로 고꾸라지면 용… (머뭇머뭇) 아니, 서초가… 아니, 송파가, 강동이 넘어설 수 있을까요? 시장을 그렇게 제어한다는 게 사실 어려운 거죠.
▶조성근 부장
결국 이번 대책 때문에 집값이 떨어지긴 어렵겠네요? 근본적인 수급 문제가 해결되진 않았으니까요.
▷강영훈 대표
(깊은 한숨) 사실 저는 불안해요. 더 올라가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이 엄청나게 더 늘어날 거 아니에요. 안정화됐으면 좋겠는데 정책으로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나면서 가격이 오른다고 하면 저는 싫을 것 같아요. 걱정입니다. 안 그랬으면 좋겠어요.
▶구민기 기자
안 그랬으면 좋겠지만 오를 것 같다?
▷강영훈 대표
아뇨아뇨, 안 그랬으면 좋겠다.
▶구민기 기자
알겠습니다. 강 대표님이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서 많이 얘기해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집코노미TV였습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구민기 기자 촬영 김예린 인턴PD 편집 이지현 인턴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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