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0개大 불법체류 유학생 2년새 5배 급증

입력 2019-10-10 17:32   수정 2019-10-22 14:30

서울 주요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이 불법체류자가 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대학들이 무분별하게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한 뒤 학생 관리를 소홀히 해 벌어진 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인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이 10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주요 대학 불법체류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와 고려대 등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불법체류 외국인 유학생 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115명에 불과했던 10개 대학 외국인 유학생 불법체류자는 지난해 607명으로 2년 만에 다섯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대학별로 보면 한국외국어대는 2016년 35명이던 불법체류 외국인 유학생이 지난해 176명으로 늘어났다. 어학원생을 포함한 전체 외국인 유학생 1841명 중 9.6%가 불법체류자인 셈이다. 성균관대는 2016년 16명이던 외국인 유학생 불법체류자가 지난해 155명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고려대도 같은 기간 불법체류자로 전락한 외국인 유학생이 20명에서 150명으로 급증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체 대학의 불법체류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16년 5652명에서 2017년 8248명, 지난해 1만3945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기준 불법체류 외국인 유학생은 베트남 출신이 9213명(66.1%)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1930명)과 몽골(1066명)이 뒤를 이었다.

이 의원은 대학들이 제대로 된 관리 없이 외국인 유학생을 늘리는 데만 골몰해 불법체류 외국인 유학생이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학부생과 어학원생을 모두 더한 10개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은 2016년 2만4008명에서 2017년 2만7625명, 지난해 2만7464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 의원은 “대학들이 마구잡이식으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정확한 실태조사 등을 통해 유학생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불법체류 외국인 유학생을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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