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구 없는 보험사들…증권사 "보수적 접근해야"

입력 2019-10-11 09:00   수정 2019-10-11 09:01



올해 보험사들의 '증시 몸값(주가)'가 날개 없는 추락 중이다.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가릴 것 없이 연초 대비 많게는 절반 가까이 주가가 떨어졌다. 금리 하락기, 손해율(사고보상금/보험료) 악화 등 보험영업지표가 부진해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올해 들어 전날까지 49.1% 하락했다. 현대해상은 같은 기간 38.8% 곤두박질쳤다. DB손해보험은 29.5%, 삼성화재 19.5%, 메리츠화재 14.3% 등 손해보험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생보주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화생명이 46.1%, 동양생명이 20.7%, 삼성생명이 15.1%, 미래에셋생명이 14.3%, 오렌지라이프가 3.8% 하락하는 등 보험업종은 연초보다 모두 떨어졌다.

생보사와 손보사를 가릴 것 없이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는 배경은 실적 부진이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3분기 손보사 순이익은 47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7% 줄어들 전망이다. 생보사의 경우 같은 기간 6.3% 늘어난 4731억원으로 추정돼 손보사보다는 사정이 낫다.

손보사와 생보사에 공통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장 큰 악재는 금리가 하락 국면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보험사들은 가입자들로부터 보험료를 받아 운용해 투자수익을 얻는다. 금리가 내려가면 자산운용을 통한 수익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보험사 수익에 부정적이다.

손해율이 악화도 고민이다. 손해율은 손보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 피해자에게 보험금으로 지급한 비율이다. 통상 손해율이 높을수록 손보사 실적 개선 여지가 낮아진다.

손보사, 생보사 모두 비급여 청구 증가로 장기위험 손해율(보험료에서 사고를 낸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보험금 비중)이 상승 추세에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특히 손보사의 경우 요율 인하와 원가인상 효과가 중첩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 치솟았다.

생보사의 이원차역마진(이원차스프레드의 마이너스 상황, 자산운용 수익보다 지급준비금 유지 비용이 더 높은 경우), 손보사의 신계약 경쟁 지속에 따른 높은 사업비율 등도 부정적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손해율, 사업비율 측면에서 최악의 구간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험주가 큰 폭 내렸지만 당분간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험주가 주가 반등을 모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자동차보험 원가가 상승하고 있고 실손 청구액이 늘어나는 등 근본적 손해율 악화요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 4월 총선 등 요율 인상 시기와 폭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금리의 장기적 방향성 역시 하향 추세인 점도 보험주에 악영향을 주는 만큼 보수적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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