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쿠르드 공습 틈 타 다 잡은 IS 다시 창궐하나

입력 2019-10-11 15:50   수정 2019-10-12 02:25

터키가 쿠르드족 거주지역인 시리아 북동부를 대규모 공습하는 틈을 타 이슬람국가(IS) 무장세력이 재창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미군 관계자 다수는 터키의 이번 공습으로 IS가 득세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쿠르드 민병대를 중심으로 구성된 시리아자유군(SDF)이 대(對)IS 전선에서 빠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SDF는 그간 IS 격퇴 작전에서 주축으로 활동했다.

미군 관계자 등 전문가들은 SDF가 관리 중인 포로수용소에서 IS 조직원들이 대규모로 탈주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SDF는 시리아 북부 임시 포로수용소 7곳에서 IS 관련자 1만2000여 명을 구금하고 있다. 이 중 최소 4000여 명은 유럽 등의 국적을 가진 외국인으로 알려졌다.

유럽 각국이 안보 위협을 이유로 포로 송환을 주저하자 SDF가 이들을 관리하고 있다. SDF는 지난 8일 “터키가 공습을 감행할 경우 SDF 감시 아래 있는 IS 포로들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공습으로 SDF의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포로들이 탈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쿠르드족이 터키와 미국에 보복하기 위해 IS 포로들을 풀어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DF는 작년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내 미군 철수 의사를 밝히자 이에 대한 반발로 IS 포로 3200명을 석방하겠다고 위협했다. 올초엔 이 중 300여 명이 실제로 풀려났다.

쿠르드족이 터키군을 상대하는 동안 IS 전투병력이 대거 재집결할 가능성도 있다. NYT에 따르면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에 남아 활동 중인 IS 전투병력은 1만8000여 명에 달한다. 대부분 잠복 점조직 형태로 매복전이나 납치, 암살 등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미국안보센터(CNAS) 소속 니콜라스 헤라스 연구원은 “터키의 공격으로 SDF가 손을 놓는다면 IS에 대한 억지력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와 쿠르드족 간 갈등에서 불개입 방침을 선언한 미국도 IS 재집결을 우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 9일 SDF가 관리 중인 IS 포로수용소에 있던 영국 국적 수감자 두 명을 급히 이라크 내 미군 시설로 이송했다. 이들은 영국 내 IS 조직을 이끈 우두머리 격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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