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닮은 오피스텔'은 가격 상승률 높고 거래도 수월

입력 2019-10-13 15:22   수정 2019-10-13 15:23

9·13 대책 이후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세금 등의 규제가 강해지면서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구입하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업무시설로 분류돼 대출 규제가 거의 없고 전세가율이 높아 타인 자본을 활용하기 수월하다. 아파트나 상가에 비해 매매가격 자체도 낮아 인기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물론 오피스텔 시장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상황이 그다지 좋지는 않다. 세입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임대인이 조금씩 늘고 있고, 임대수익률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10년 전인 2009년(연 6.33%) 이후 계속 하락해 최근 연 4.94%로 낮아졌다. 제한된 수요에도 불구하고 우후죽순처럼 공급이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임대수익만을 기대하고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오피스텔 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는 트렌드가 하나 있다. 오피스텔을 실거주 목적으로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편의성을 중요시하는 맞벌이 부부와 3인 이하 가구가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오피스텔에서 찾고 있다.

실수요자가 오피스텔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대표적 주거시설인 아파트와의 대체 가능성이다. 오피스텔은 주로 상업지역에 원룸 형태로 지어지는 경우가 많다. 장시간 머물다 보면 갑갑함, 적막함이 느껴질 수 있다. 자녀를 키우기 어렵고 보안이 취약한 것도 한계다. 원룸형 오피스텔에서 5년 이상 장기 거주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파트와 비슷하게 지어진 오피스텔은 상황이 다르다. 기본적인 직주근접성을 갖추고 있으면서 학교와 공원이 가까운 투룸 이상의 오피스텔은 가성비 좋은 주거공간이 될 수 있다. 대지면적이 커 2개 동 이상이 들어서 있고 초등학교까지 가까우면 금상첨화다.

앞으로 10년간 아파트와 비슷하게 설계했거나 아파트 단지에 같이 들어선 오피스텔이 주머니가 가벼운 실수요자의 눈길을 끌 전망이다. 오피스텔은 매매 수요가 임대 목적으로 한정돼 가격이 잘 안 올랐는데, 거주 목적의 실수요자가 시장에 가세하면 수요 기반이 커질 수 있다.

과거 통계를 보면 이런 논리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다. 서울 오피스텔 중 주로 원룸형에 해당하는 전용면적 30㎡ 이하의 가격은 최근 4년간 18.5% 올랐다. 반면 아파트 대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전용면적 40~85㎡는 같은 기간 26.4% 상승했다. 특히 대지면적이 크고 방이 2~3개면서 주변에 고가 아파트가 많은 오피스텔일수록 매매가가 많이 올랐고 청약 경쟁률도 높은 편이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임대와 실거주 모두를 감안해 대상을 고르는 것이 좋다. 2~4인 가구의 직장인 가구주에 출퇴근 시간과 배우자의 주거 편의, 자녀의 안전과 교육, 휴식 등이 고루 충족 가능하다면 투자 대상으로 좋은 오피스텔이라고 볼 만하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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