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너의 이름은(2016)'으로 국내에서 개봉한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가운데 최다 관객(371만명)을 동원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3년 만에 신작 '날씨의 아이'로 돌아왔다. 당초 9월 말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넉달째 불매운동 사태가 지속, 개봉일이 지연됐다.
13일 영화 수입·배급사 미디어캐슬에 따르면 '날씨의 아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일본 젊은이들의 초상이 등장인물에게 투영돼 있다. 날씨가 중요한 소재인 만큼 영상미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는 전작 '너의 이름은'과 마찬가지로 밴드 래드윔프스가 맡았다.
OST 중 특히 '사랑이 할 수 있는 일이 아직 있을까'는 래드윔프스의 노다 요지로가 '날씨의 아이' 각본을 읽는 단계에서 만든 곡으로 알려져 이목을 끈다. 호다카 목소리를 연기한 다이고 고타로의 경우 국내 영화 '봉오동 전투'에서 일본군 소년 병사로 출연했었다.
'날씨의 아이'는 어느 여름날, 16세 소년 호다카는 가출해 두 달 이상 비가 오는 도쿄로 와 벌어지는 이야기다.
어린 나이와 가출했다는 이유로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쉽지 않아 PC방에서 지내던 호다카는 배에서 만난 남자 스가의 수상한 잡지사에 취직하게 된다. 잡지사 직원 나쓰미와 함께 취재하러 다니던 중 '100% 맑음 소녀'에 대해 알게 된다.
그러던 중 비밀스러운 소녀 히나를 만나게 되고, 히나가 기도하면 잠깐 비가 멈추고 하늘이 맑아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히나가 바로 '100% 맑음 소녀'였던 것. 호다카는 히나에게 그 기도를 사용한 아르바이트를 제안한다.
맑은 날씨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기도를 해주고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끼던 날이 이어지던 것도 잠시, 두 사람은 날씨와 '100% 맑음 소녀' 간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된다.
개봉일이 연기된 데 대해 미디어캐슬은 공식입장을 통해 '日경제보복 사태'란 민감한 시기에 '날씨의 아이'를 개봉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었다.
미디어캐슬은 지난달 "그동안 국민적 정서와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 존중을 해야 한다는 생각과 무작정 개봉만 연기하는 결정 또한 책임 없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공존하는 시간이었다"며 "애초 계획에서 한 달가량 늦춘 10월 30일을 개봉일로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 약속한 날짜를 지키지 못한 것에 영화를 기다린 팬들과 관객들에게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며 "동시에 무기한 연기나 잠정보류가 아닌 연내 개봉이라는 선택이 각 시민사회에서 벌이는 캠페인과 사회적 분위기에 부합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진 많은 분에게도 고개 숙여 송구함을 전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미디어캐슬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새로운 세계가 그려진 영화 '날씨의 아이'가 젊은 청춘을 위로하고,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하고자 하는 창작자 본연의 마음으로만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전작 '너의 이름은'은 개봉 5주차에 누적 관객 수 350만명을 넘어서며 국내 개봉 일본 애니메이션 중 최다 관객 기록을 세웠다. 당시 '너의 이름은'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탄탄한 스토리로 무장한 장편 애니메이션이란 호평을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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