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우위’, “서초 80% 올라”
13일 한국경제신문이 부동산114와 지난 10년간(2008~2018년) 서울 자치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3.3㎡당)을 분석한 결과, 서울 부동산시장에서 강남3구 우위 현상은 더 공고해졌다. 몸값이 가장 비싼 자치구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강남구다. 지난해 말 기준 강남구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4886만원으로 조사됐다. 10년 전(3149만원)보다 55.1% 올랐다.
두 번째로 비싼 곳은 서초구로 같은 기간 아파트값이 2530만원에서 4559만원으로 80% 급등했다. 서울에서 가장 큰 상승폭이다. 집값 순위도 4위에서 2위가 됐다. 송파구는 2245만원에서 3660만원으로 오르며 3위를 기록했다. 2위였던 용산구는 2562만원에서 3408만원으로 오르는 데 그쳐 4위로 밀려났다.
11년째 압구정동에서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신만호 중앙공인 대표는 “교통 학군 일자리 등 뛰어난 입지 때문에 강남 선호 현상은 늘 강했다”며 “반포동 개포동 중심으로 들어선 새 아파트에는 실수요가 늘고, 재건축 단지에는 투자 수요가 모이면서 수요층이 더 공고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노원·도봉·강북구(노·도·강) 등 외곽지역은 집값 상승폭이 작았다. 10년 새 노·도·강 아파트값은 25.2% 오르며 서울 평균(50.1%)의 절반에 그쳤다. 강남3구 상승률(66.1%)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이 중 도봉구는 1154만원에서 1374만원으로 19.1% 오르며 서울에서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비(非)강남권에서는 마포구 성동구 서대문구 등의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1596만원이던 성동구 평균 아파트값은 2789만원으로 74.7% 급등했다. 상승폭이 서초구 다음으로 컸다. 순위는 12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 1608만원에서 2725만원으로 오른 마포구는 11위에서 6위가 됐다. 서대문구는 1215만원에서 2041만원으로 68% 올랐다.
신축·대단지·직주근접 ‘선호’
전문가들은 신축 대단지 아파트가 이들 지역의 몸값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한다. 낡은 빌라나 단독주택 대신 새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며 주거환경이 180도 바뀐 영향이다. 신축 단지는 기존 아파트보다 시세가 높은 편이다. 고급 커뮤니티시설, 조경 등 상품 가치 측면에서 훨씬 뛰어나서다. 2014년 11월 6억3330만원에 거래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 8월 최고 14억8500만원에 손바뀜했다. 5년 새 8억원 넘게 뛰었다. 배찬석 아현공인 대표는 “2013~2015년 재개발이 끝나고 3000가구 대단지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일대 집값이 올랐다”며 “여가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30~40대 직장인 부부는 육아시설, 헬스장 등이 단지 안에 있는 신축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신축 단지 입주가 적었던 영등포구(8위→13위) 광진구(6위→9위) 등은 집값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영등포구 여의도는 재건축 연한 30년을 넘긴 아파트가 즐비하지만 재건축사업이 요원한 상태다. 서울시가 지난해 집값 과열을 우려해 여의도 용산 통개발을 전면 중단했기 때문이다. 광진구는 최근 5년 내 입주한 단지가 4~5곳에 불과하다. 재건축 연한을 넘기지 못한 1990년대 초중반 지어진 아파트가 많아 재건축사업이 적었다. 주거 수요가 높은 1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적은 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직주근접 선호가 커진 것도 집값 상승의 재료로 꼽힌다. 마포구 공덕역은 5호선 6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 등 4개 노선이 지난다. 성동구에선 3호선 옥수역을 타면 광화문 강남 등 주요 업무지구로 20분 안에 간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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