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특수'에 출판가 신바람

입력 2019-10-13 17:34   수정 2019-10-14 03:37

출판·서점가가 ‘노벨상 특수’ 준비로 바삐 움직이고 있다. 지난 10일 폴란드 소설가 올가 토카르추크와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가 각각 2018년, 2019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호명된 이후 두 작가 작품에 부쩍 높아진 독자들의 관심을 매출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다. 두 작가 작품을 출간한 출판사들은 일제히 증쇄에 들어갔고, 판권을 확보한 작품들의 출간을 서두르고 있다.

2017년에 이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이후 가장 바빠진 출판사는 민음사다.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가 펴낸 소설 8권 중 7권을 국내 출간한 민음사는 그해 ‘가즈오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올해도 노벨상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한트케의 대표작인 희곡 <관객모독>과 장편 <소망 없는 불행>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을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로 출간한 데다 토카르추크의 지난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작 <방랑자들>을 비롯해 <낮의 집, 밤의 집>, <죽은 자의 뼈에 쟁기를 끌어라>의 판권을 가지고 있어서다. 이 중 <방랑자들>은 이달 21일 출간한다. 민음사 관계자는 “지난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작이어서 서둘러 준비하고 있었는데 더 분주해졌다”고 말했다.

지난 1월 토카르추크 장편소설 중 처음으로 <태고의 시간들>을 번역·출간한 은행나무는 발표 다음날부터 책 띠지를 ‘2018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가 대표작’에서 ‘2018 노벨문학상 수상작’으로 바꿨다. 백다흠 은행나무 편집장은 “소셜미디어(SNS)와 포털을 중심으로 자체 준비한 자료들을 통해 홍보를 시작했다”며 “2015년 이후 4년 만에 여성 수상자가 나온 만큼 국내 여성 작가들을 중심으로 추천서 청탁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하영 알라딘 도서팀 팀장은 “한트케와 토카르추크는 이미 국내 출간 작품들을 통해 어느 정도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며 “노벨상 수상으로 관심과 인지도가 더욱 높아진 만큼 노벨상 효과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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