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만에 두 배 늘어난 할인액
-말바꾼 수입사·판매사에 소비자만 '허탈'
아우디코리아가 최근 출시한 'Q7 45 TFSI 콰트로'의 할인 정책이 논란이다. '올해 최대 할인율'을 내건 판매사의 말을 믿고 계약을 맺은 7~9월 구매자들이 10월 들어 회사측에서 더 큰 할인액을 내걸자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7월 사전계약에 돌입한 Q7의 정상가격은 7,840만원이었다. 여기에 일선 판매사들은 최대 700만원에 달하는 프로모션을 내걸고 모처럼 출시한 신차 영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했다. 9월 본격적인 출고가 시작된 Q7은 한 달 동안만 무려 1,500대 이상이 등록되며 월간 베스트셀링카 2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할인정책이 주효했던 셈이다.
그러나 10월 들어 할인액은 두 배 가까운 최대 1,300만원까지 늘었다. 가장 싸게 산 줄 알았던 기존 구매자들이 반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입사측에선 가격은 전적으로 판매사 재량이라는 입장이며, 판매사측은 9월까지만 하더라도 수입사의 '마지막 프로모션'이라는 방침에 따라 영업을 했다는 설명이다. 즉, 10월 프로모션 역시 수입사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얘기다. 이처럼 책임을 서로 미루는 모습에 기존 구매자들의 분노는 더 커지고 있다.
사실 Q7의 공격적인 프로모션은 예견됐었다. 글로벌에서 출시된 지 3년이 지난 상품이기 때문. 최근 해외에서 부분변경 제품까지 공개된 마당에 국내에서 판매를 오래 가져갈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또 이달 아우디의 주력 제품인 신형 A6가 출시되는 만큼 Q7과 소비층이 겹치는 상황을 수입사에서도 원치 않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아우디 외에도 수입차 업계에서 '고무줄 할인정책'은 흔한 일이다. 1,000만원 안팎은 물론, 판매가 저조하거나 해당 제품이 완전변경을 앞뒀을 경우에는 2,000만원에 달하는 폭풍 할인도 서슴없이 이뤄진다. 파격 프로모션은 그 달 실적과 바로 직결된다. 할인 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한 기존 구매자들은 매번 쓰린 배를 움켜쥐지만 한편으로는 혜택을 본 소비자가 있는 만큼 어느 한쪽의 입장에서 왈가왈부하긴 어려운 문제다.
이러한 할인풍토 때문에 수입차는 사전계약 또는 출시 즉시 구매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수입차 가격 정책이 소비자에게 그만큼 신뢰를 잃었다는 의미다.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는 기업에 대한 신뢰에서 시작한다. 따라서 응당 기업은 그 신뢰에 부응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번 할인정책으로 손해를 보고 혜택을 본 소비자들이 모두 존재하겠지만 그럼에도 비난은 수입사가 오롯이 감수해야 한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아우디는 앞서 디젤 게이트 등으로 시장의 신뢰를 한 번 잃었던 상황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앞으로 신뢰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회사의 노력에 재차 힘을 실어줬다. 이번 할인 정책으로 마음을 줬던 소비자들은 또 한번 상처를 받은 셈이다. 이 달 아우디 볼륨 제품인 신형 A6가 국내 출시된다. 과연 소비자들은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주목된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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