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의 대표 맥주브랜드 '카스'의 출고가가 6개월 만에 원상복귀됐다.
올 4월 출고가를 올린 후 성수기인 7~8월 한시적으로 인하했다가 재차 내년까지 낮춘 가격에 공급하기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오비맥주는 "내년 종량세 시행을 앞두고 소비 진작을 위한 조치"란 입장이지만 주류업계에서는 경쟁사 하이트진로의 '테라' 돌풍을 견제하기 위해서란 분석이 나온다.
오비맥주는 내년 종량세 시행을 앞두고 카스의 출고가를 선제적으로 인하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달 21일부터 카스 맥주 전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4.7% 인하해 2020년 말까지 낮춘 가격에 공급한다.
대표 제품인 카스 병맥주의 경우 500mL 기준으로 출고가가 현행 1203.22원에서 1147.00원으로 4.7% 내리게 된다.
오비맥주 측은 국산 맥주 소비 진작을 위한 조치라고 전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내년부터 주세체계가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되면 맥주의 국내 생산이 활성화돼 수입제품에 비해 국산맥주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종량세 도입을 촉구하고 국산맥주 중흥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가격인하를 단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류업계에서는 7월부터 불붙은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함께 일본맥주 소비가 꺾인 상황에서 자사 브랜드에 힘을 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한다. 이와 함께 올 3월 출시된 테라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란 데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테라는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2억병을 돌파하며 흥행작 대열에 올랐다.
앞서 오비맥주는 올 4월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한 바 있다. 당시 카스 병맥주(500mL)의 출고가는 1147원에서 1203.22원으로 4.9% 올랐다. 2016년 11월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의 인상 배경에 대해 오비맥주 측은 주요 원부자재 가격과 제반 관리비용 상승 등을 들었다.
그러나 이후 100여일 만에 오비맥주는 카스의 출고가를 원래 수준으로 낮췄다. 당시에는 8월 말까지 "한시적인 할인행사"임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내년 말까지로 기간을 정해 가격을 제자리로 돌렸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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