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분쟁과 한·일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항공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입니다.”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랜디 틴세스 상용기 마케팅담당 부사장(사진)은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10년(2009~2019년)간 동북아 저비용항공사(LCC)의 승객 수송력은 한 주당 80만석에서 470만석으로 6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틴세스 보잉 부사장은 한국 항공시장은 LCC를 중심으로 성장했다고 진단했다. 최근 10년간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는 승객 수송력이 0.5% 증가한 반면 제주항공 등 LCC는 같은 기간 21% 급증했다.
보잉은 LCC들의 성장세와 FSC 항공기 대체 수요를 기반으로 동북아 지역 항공사들이 2038년까지 1420대, 금액으로는 3150억 달러(약 372조원)에 이르는 신형 상용기를 구매·임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틴세스 부사장은 “대한항공은 지난 6월 보잉의 B787 30대 구매계약을 체결했고, 중·장거리 LCC를 표방하는 에어프레미아도 B787을 도입하기로 하는 등 한국 항공사들의 장거리 노선 항공기 도입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 여행 불매 운동과 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로 국내 LCC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해 틴세스 부사장은 “동북아시아 지역의 비즈니스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경제성장률 등을 감안할 때 여행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며 “장기적으론 완만한 상승세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잉은 연쇄 추락 사고로 운항이 중단된 ‘B737 맥스8’은 올해 4분기(10~12월)에 다시 띄우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보잉은 해당 기종 소프트웨어 등의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연방항공청(FAA) 등은 기종 추락 원인을 새로 도입한 엠케스(MCAS)라는 소프트웨어의 작동결함으로 보고 있다. 틴세스 보잉 부사장은 “B737 맥스8 기종에 탑재할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뒤 현재 해당 인증 절차를 받고 있다”며 “전 세계 항공 규제 당국과 협의해 안전한 운항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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