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당분간 검토 의사가 없다고 했으니 저로선 할 수 없다”면서도 “민간 차원에서 논의가 계속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각국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성장성 있는 기업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며 “국내에선 정책금융 기능이 분산돼 거액 지원이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수은 합병을 제안했다. 수은은 즉각 거세게 반발했고,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도 “이 회장 사견”이라고 일축했다.
산은이 10년 동안 떠안고 있는 대우건설과 관련해서는 “2년 정도 기업가치를 높여 상황이 좋아지면 팔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과거 대우건설 매각이 실패했을 때 잠재적 매수자를 모두 접촉했다”며 “단기간 내에 매각을 재추진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네 번째 공개 매각에 들어간 KDB생명에 대해선 “가격을 조금 더 받으려 기다리기보다 원매자가 있을 때 팔겠다”며 “시장에서 KDB생명의 적정 몸값으로 최소 2000억원부터 최대 8000억원까지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산은이 주도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한국GM의 구조조정이 노조 반발로 난항을 겪는 데 대해서는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 노조가 한국 조선산업 부흥을 위한 조치(현대중공업과의 합병 추진)에 맹목적으로 반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분·전면 파업을 이어온 한국GM 노조에는 “긴 미래를 보고 노사 협의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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