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로큐어 "항암바이러스, 연내 호주서 임상"

입력 2019-10-14 17:47   수정 2019-10-15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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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호주에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임상 1상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 효과가 입증되면 2021년 상반기 기술수출을 추진할 겁니다.”


유행준 바이로큐어 대표는 14일 서울 구로동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항암바이러스 라이브러리를 활용해 암세포 용해와 면역체계 활성화 효과를 가진 항암신약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별세한 김만복 단국대 의대 교수가 2016년 창업했다. 이 회사가 보유한 4종의 항암바이러스는 김 교수가 20여 년간 연구한 끝에 얻은 성과다. 제일제당, 아미코젠 등에서 바이오사업을 총괄한 유 대표는 지난 4월 윤주한 연구소장과 함께 바이로큐어에 영입됐다.

4종의 항암바이러스 보유

항암바이러스는 두 가지 기전으로 암을 치료한다. 먼저 바이러스가 암조직에 침투해 증식하면서 암세포를 파괴한다. 암세포가 용해되면 항원이 생성되는데 이를 인지한 인체 면역체계가 활성화하며 암을 공격한다. 유 대표는 “항암바이러스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면역항암제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는 점”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효과를 높이는 쪽으로 갈 계획”이라고 했다.

바이로큐어는 4종의 항암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 개발 단계가 가장 빠른 것은 리오바이러스 기반의 RC402와 RP116이다. 리오바이러스는 폐를 포함한 사람의 장기에 상존하는 바이러스로 인체에 무해하다. 그는 “리오바이러스는 폐암 위암 대장암 등에서 특히 잘 증식한다”며 “RC402가 우선 목표로 하는 것은 폐, 위, 대장에서 암이 발생해 간에 전이된 말기암 환자”라고 했다.

RP116은 RC402가 항암바이러스로서 가진 단점을 개선한 물질이다. 항암바이러스를 정맥에 주사하면 사람의 면역체계는 이를 외부 물질로 인지해 공격한다. 그 결과 암세포에 도달하기 전에 힘이 많이 떨어지게 된다. 유 대표는 “바이러스의 표면에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단백질이 있는데 5년간 RC402의 배양조건을 바꿔 이 단백질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며 “RC402가 암조직에 직접 투여해야 하는 데 비해 RP116은 정맥주사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유럽에 서식하는 토끼 한 종류에서 얻은 믹소마 폭스바이러스 기반의 MC509, 다람쥐에게서 얻은 스쿼럴 폭스바이러스 기반의 SC717도 있다. 바이로큐어는 미국 메이요클리닉에서 면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중외제약에서 신약을 개발해온 윤 소장의 지휘 아래 유전자를 조작해 이 바이러스의 면역체계 활성화 효과를 높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

임상 1상 마친 뒤 기술수출

바이로큐어는 RC402의 임상 1상을 이르면 올해 호주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암을 억제하는 유전자에 변이가 생겨 제 기능을 못해 암이 생기는 기전에 RC402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확인한다. 이달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 임상을 위해 지난달 호주법인을 설립하고 임상시험수탁기관(CRO)과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유 대표는 “이번 임상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며 “임상 1a상에서는 단독 투여로 폐암 위암 대장암이 간으로 전이된 말기암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한 뒤 임상 1b상에서는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요법을 시험할 것”이라고 했다.

임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일부 암종에서 기존 면역항암제의 반응률은 20% 미만에 그친다”며 “면역항암제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파이프라인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의 수요가 상당히 많다”고 했다.

바이로큐어는 항암바이러스 간 병용요법 연구도 하고 있다. 글로벌 특허를 출원하고 전임상 데이터를 모으는 중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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