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간 K뷰티 '중동 女心' 사로잡는다

입력 2019-10-16 18:03   수정 2019-10-17 01:05


한국 화장품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행사가 16일 두바이에서 개막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흘간의 일정으로 두바이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2019 K-코스메틱 세계 로드쇼’를 연다. 한국 화장품의 우수한 품질과 경쟁력을 세계 시장에 알리고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정부 주도로 대규모 해외 화장품 박람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식약처는 K-코스메틱을 K팝, 패션, 게임 등 한류 콘텐츠와 연계해 한국을 뷰티 문화의 아이콘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중동 화장품 수출 10년 새 300배 급증

이번 행사를 중동 지역에서 연 것은 한국 화장품 수출이 중화권에 편중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 화장품 생산 실적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16.3% 증가했으나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증가율이 3.6%로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해 기준 한국 화장품의 수출 비중은 중국 42.4%, 홍콩 21.0%로 중화권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중동은 K뷰티의 성공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 지역 중 하나다. 최근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중동 화장품 수출 규모는 2008년 1억5000만원에서 2017년 404억원으로 265배 급증했다.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중동지역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5년 180억원에서 2020년 360억원으로 2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두바이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중간에 있는 지리적 요충지로 선진화된 정부 규제와 통관제도를 활용해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화장품 물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이돌 공연 보고 메이크업도 받고

식약처는 세부 행사로 국내에 생소한 중동 화장품 규제와 수출 절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2019 미들 이스트 코스메틱 포럼’을 개최했다. 한국 기업이 중동 바이어들을 직접 만나 상담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B2B 바이어 미팅’도 열렸다. 중동 방문객이 한류 문화·상품을 체험할 수 있는 홍보·체험관 부스도 설치했다. 인플루언서들이 제품을 시연하는 모습을 생중계하고 참관객을 대상으로 즉석 메이크업을 시연하는 행사도 열렸다. 36개 국내 화장품 기업을 포함해 97개의 소비재 기업과 35개의 콘텐츠 기업이 참가했다. 중동의 뷰티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한국 뷰티산업의 우수성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신뢰를 구축해 수출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임두현 코스맥스 R&I센터 이사는 ‘한국의 ODM, OEM, 그 경쟁력의 비결’을, 폴 리 이니스프리 제너럴매니저는 ‘이니스프리의 브랜드 스토리’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한류 박람회’와 연계해 진행된다. 행사 개막식에서는 가수 세븐틴, SF9, 펀치가 K팝 콘서트를 열었다. 한류박람회 홍보대사 배우 하지원 씨가 셀프뷰티케어 팁을 설명하고 K뷰티에 대한 관심을 유도했다. 식약처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인근 국가를 포함해 1만여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중동, 남미 등 신흥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K-코스메틱 세계 로드쇼를 통해 한국 화장품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뷰티 로드의 초석을 놓겠다”며 “우리나라 화장품산업 성장을 위해 업계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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