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택시회사 세 번째 인수…'프랜차이즈 택시' 사업 속도낸다

입력 2019-10-16 19:42   수정 2019-10-17 01:10

카카오의 모빌리티(이동 수단)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또 다른 택시회사 인수 계약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도 한두 개 택시회사를 추가로 인수할 계획이다. 잇따른 인수로 500대 이상의 택시면허를 확보해 시장을 장악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16일 “서울의 택시업체인 경서운수를 인수하기 위한 실사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서운수는 택시면허 100여 개를 보유한 회사다.

그동안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면허 90여 개를 보유한 진화택시, 80여 개를 갖고 있는 중일산업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 17일에는 프리미엄 택시 ‘웨이고블루’를 운영하던 국내 최대 택시가맹사업자 타고솔루션즈를 인수했다. 보유 택시와 기사를 전문적으로 관리할 특수목적법인(SPC) ‘티제이파트너스’도 설립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선택한 모빌리티 사업 모델은 가맹형 플랫폼 택시다. 지난 7월 국토교통부는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 도입을 골자로 한 택시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플랫폼 택시는 혁신형, 가맹형, 중개형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기존 택시업체를 끼고 하는 가맹형은 부가서비스를 붙여 요금을 올려받을 수 있어 카카오처럼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에 유리하다. 정부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가맹형 사업자의 택시면허 대수 기준을 4000대 이상에서 1000대 이상으로 낮추고, 차량의 외관과 차종 등에 대한 규제를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최종 목표는 ‘프랜차이즈 택시’다. 사들인 면허로 택시 플랫폼의 가능성을 증명한 뒤 택시업체들과 전방위적인 제휴를 맺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여성 전용 택시든 반려동물 택시든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 실험을 하려고 직접 운영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성공 모델을 만들면 다른 택시회사들에도 새로운 서비스를 권할 수 있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택시업체를 사들여 직접 운송사업자가 되는 방법은 예전부터 가능했다”며 “카카오모빌리티의 공격적인 행보는 투자자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의 입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TPG는 카카오모빌리티에 2017년 5000억원을 투자한 글로벌 사모펀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달 중 웨이고블루의 이름을 ‘카카오T 블루’로 바꾸고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디자인을 입혀 내놓을 계획이다. 스타렉스·카니발 차종을 활용해 역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디자인을 입힌 대형 택시 서비스 ‘벤티’도 곧 선보인다.

카카오가 이처럼 속도전을 벌이는 것은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다. 정부는 택시제도 개편 방안 법제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국토부는 이날 카카오모빌리티, KST모빌리티, VCNC,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 플랫폼업체 및 택시 4단체 등과 만나 법안 초안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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