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주간 닛케이비즈니스 최신호와의 인터뷰에서 야나이 회장은 “지난 30년간 세계는 급속히 성장했지만 일본은 세계 최첨단 국가에서 중진국이 돼가고 있으며 어쩌면 다시 개발도상국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의 국민소득은 늘지 않고 있으며 기업은 여전히 기존 제조업을 우선시하고 있다”며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로봇산업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기업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 기업인으로선 이례적으로 일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야나이 회장은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가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나라가 돈을 뿌리면 주가는 어떻게든 오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또 집권 여당 내에서 아베 총리에게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고 비판했다.
야나이 회장은 “일본에는 나 같은 노인이 이끄는 회사밖에 없다”며 “월급쟁이 경영자가 이끄는 회사가 많은 상황에서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일본 창업가 대다수가 기업을 상장시킨 뒤엔 돈을 챙겨 물러나기 바쁘다며 이것은 ‘은퇴 흥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점에서 ‘일본이 최고’라는 책들을 볼 때마다 기분이 나빠진다”면서 “무엇이 최고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지난 7월 일본 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 이후 유니클로 등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는 한국과 관련해선 “한국에서 우리도 (불매운동으로) 엉망이 됐지만 한국을 향해 모두가 싸울 듯이 덤벼드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했다. 야나이 회장은 “본래 냉정했던 일본인들이 신경질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한국인이 일본에 반대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고 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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