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을 보면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을 생각나게 한다.”
필 미컬슨(49·미국)이 17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 개막에 앞서 대회장 클럽나인브릿지에 대해 내린 평가다. 미국 조지아주의 오거스타에 있는 오거스타내셔널은 빠르고 단단한 ‘유리알’ 그린으로만 유명한 게 아니다. 18개 홀 모든 그린의 습도와 경도 등 조건뿐 아니라 한 그린 내에서도 모든 지점의 조건을 균일하게 조성했다. 미컬슨은 마스터스 3승(2004년, 2006년, 2010년)을 포함해 통산 44승을 올린 베테랑이다.
클럽나인브릿지는 이런 ‘고도 균일’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대회 시작 한 달여 전부터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다. 평소 15~20곳 수준의 그린 내 상태 확인 지점을 150~180곳으로 세분화해 습도와 경도 등을 측정했다. 남태일 CJ대한통운 제주코스관리팀 부장은 “코스마다 햇볕을 받는 정도, 바람 부는 정도 등이 모두 달라 한 그린 내는 물론 모든 그린 상태를 같은 수준으로 맞추는 건 정말 어렵다”며 “가을 태풍까지 닥쳐 코스 관리에 애를 먹었지만 국내 유일 PGA투어를 개최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그린 관리에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린 상태의 균일함 여부는 선수들 경기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린마다 상태가 제각각이면 선수가 의도한 방향은 물론 거리를 정확하게 조절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대회장 그린 스피드는 첫날 11.6피트(3.5m)로 맞춰졌다. 하지만 바람 등 날씨에 따라 더 빠르게, 또는 느리게 조정된다. 대회조직위원회 측은 “그린이 빠르기만 하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며 “날씨가 맑을 때는 빠르게, 바람이 많이 불 때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귀포=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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