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토요일인 19일 오전 하원에서 새 브렉시트 합의안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토요일에 영국 하원이 열리는 건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이 벌어진 1982년 4월 3일 이후 37년 만이다. 하원은 여야 토론을 거친 뒤 곧바로 표결에 부친다. 현지 언론은 브렉시트 향방을 결정짓는 ‘슈퍼 토요일’이 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영국 정부와 EU는 지난 1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새 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영국 전체가 유예기간이 끝나는 2021년부터 EU 관세동맹에서 빠져나오는 대신 북아일랜드는 2025년까지 사실상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 남겨두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새 브렉시트 합의안은 하원 과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영국 하원 의원은 650명이다. 의장단(4명)과 북아일랜드 신페인당 의원(7명) 등 표결권이 없는 의원을 제외한 639명의 과반은 320명이다. 제1야당인 노동당을 비롯한 자유민주당,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등 야권은 이번 합의에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집권여당인 보수당은 투표권이 있는 의석이 287석에 불과하다. 연정 파트너인 북아일랜드민주연합당(DUP) 의석(10석)을 모두 합쳐도 과반에 23석이 모자란다. 문제는 DUP도 이번 합의안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당은 지난달 당론에 반대했다가 출당된 21명의 의원이 지지표를 던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보수당 전원과 21명의 무소속 의원이 찬성해도 과반에는 12석 모자란다. DUP가 반대 의사를 철회하거나 노동당 등 야당에서 ‘이탈표’가 대거 쏟아져야 한다는 뜻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자체 분석 결과 321명이 협정에 반대하고, 318명이 찬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타임스는 뜻을 정하지 못한 57명의 부동표가 있다고 전했다.
새 브렉시트 합의안이 19일 하원을 통과하지 못하면 브렉시트 시한은 내년 1월 말까지 3개월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초 영국 하원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이 통과됐다. 존슨 총리는 노딜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총리가 앞장서 법을 위반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합의안이 이번에도 부결되면 연내 조기 총선 시행이 유력하다. 여야 모두 조기 총선을 치르는 데 찬성하고 있다.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제2 국민투표가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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