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제주에서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조던 스피스(26·미국)가 이같이 말했다. 스피스는 올해가 이번 대회 첫 출전이다. 스피스 말고도 PGA투어 통산 44승의 필 미컬슨(49·미국), 토미 플리트우드(28·잉글랜드) 등이 처음으로 이 대회를 찾았다.
PGA투어 특급 스타들을 모셔오기에 바빴던 더CJ컵의 위상이 3년 만에 확 달라졌다는 평가다. 선수들이 지금은 알아서 출전 신청을 한다. ‘가보니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다. 음식과 숙소, 코스 등은 물론 커트 탈락이 없는 운영 방식이 매력으로 꼽힌다. 총상금도 975만달러로 비메이저 대회로는 최고 수준이다. 무엇보다 다른 대회가 놓치는 ‘디테일’을 더CJ컵이 잡았다는 게 선수들의 평이다. 더CJ컵을 찾은 선수들은 입국하는 순간부터 대회조직위원회 측의 ‘집중 케어’에 들어간다.
대다수 PGA 대회가 숙소비용을 선수가 부담하게 하는 것과 달리 더CJ컵 주최 측은 5성급 호텔을 참가 선수 전원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선수 숙소인 제주신화월드 메리어트관은 5성급으로, 이곳의 프리미어스위트관은 하루 이용료가 100만원에 달한다.
먹거리도 다르다. 더CJ컵에선 조리사가 상주해 끼니 때마다 50여 개의 음식을 즉석에서 조리(사진)한다. 대회 후원사인 CJ그룹의 전문분야를 살린 것이다.
코스 상태도 마찬가지. 클럽나인브릿지에서 연습라운드를 마친 미컬슨은 “그린을 보면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을 생각나게 한다”고 극찬했다. 클럽나인브릿지는 그린 내에서 모든 지점의 조건을 균일하게 만들기 위해 평소 15~20곳 수준의 그린 내 상태 확인 지점을 대회 때 150~180곳으로 세분화해 습도와 경도를 측정한다.
디테일은 결국 비용과 연관된다. CJ는 그러나 투자금액을 뛰어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더CJ컵 관계자는 “지난해 갤러리 한 명당 하루 평균 17만원을 지출해 총 249억원의 경제효과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며 “또 1840억원에 달하는 미디어 노출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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