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S10과 노트10에 채택한 초음파 기반 내장형 지문인식 센서 오작동 문제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일부 실리콘 케이스를 씌울 경우뿐 아니라 입술·주먹 등 다른 신체 부위, 고구마·감 같은 식재료 등으로도 지문 인증에 성공했다는 사례가 잇따라 등장하면서다.
소비자 불안이 커지자 삼성전자는 다음주 초 해당 문제를 방지하는 소프트웨어(SW) 패치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르면 20~22일 사이 SW 패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10 등에 발생한 지문인식 센서 오류는 삼성전자가 SW 업데이트로 지문 인식률을 높이면서 인식 허용범위를 넓히다가 발생한 문제로 추정된다. 갤럭시S10은 광학식 지문인식 센서가 아닌 초음파 기반 내장형 지문인식 센서를 채택했으나 출시 초기 지문 인식률이 낮아 소비자들 불만을 샀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자사 뉴스룸을 통해 "최근 보도된 지문인식 오류는 전면 커버를 사용하는 경우 일부 커버의 돌기 패턴이 지문으로 인식돼 잠금이 풀리는 오류"라고 설명했다. 실리콘 케이스에는 휴대폰 본체가 케이스가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트 패턴이 인쇄된 경우가 있는데, 이 패턴을 사람 지문으로 인식하는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지문인식 오류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위험이 커지자 금융권은 비상이 걸렸다.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KEB하나은행·카카오뱅크 등은 지난 18일 문자메시지나 자사 웹·모바일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삼성 스마트폰에서 지문인식 센서 오류가 확인돼 금융거래에 각별한 주의를 부탁한다"며 "모바일 뱅킹이나 간편결제 앱을 사용할 때 지문인증 대신 패턴이나 공인인증서, 간편 비밀번호 같은 다른 인증수단을 사용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문제가 된 실리콘 케이스 외의 재질이나 다른 패턴을 지닌 케이스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갤럭시노트10을 사용한다는 한 소비자는 "삼성이 패치를 발행한다고 했는데 업데이트 이후에도 다른 재질의 케이스에 지문이 또 뚫린다면 끊임 없이 패치를 발행할 것인지 묻고 싶다"며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패치가 발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미등록 지문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지문이 해제되는 인증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문인식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전면부 실리콘 커버를 사용하는 고객은 전면 커버를 제거한 후 신규 지문을 등록하고 SW 업데이트 전까지는 전면 커버를 사용하지 말아달라"며 "다음주 초에 SW 패치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패치 대상은 Δ갤럭시노트10 시리즈 Δ갤럭시S10 시리즈(S10, S10+, S10+ 5G) 모델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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