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도 초토화' 발언에 발끈한 北, '연평도'로 위협

입력 2019-10-20 16:26   수정 2019-10-20 17:03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의 '함박도 초토화' 발언에 북한이 "연평도를 잊었냐"며 위협했다.

이 사령관은 앞선 15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해병대 사령부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함박도에 레이더 시설 등을 설치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유사시 초토화시킬 수 있는 화력 계획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TV'는 지난 19일 홈페이지에 '연평도를 벌써 잊었는가?'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서 매체는 "지금 남조선 군부에서 또다시 터져나온 대결 망언이 사람들을 아연케 하고 있다"며 "이승도로 말하면 골수까지 동족 대결에 환장한 대결광신자로서 연평도 해병대 부대장으로 있던 지난 2010년 감히 우리를 건드렸다가 우리 군대의 불소나기 맛을 톡톡히 본 자"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0년 11월23일 일어난 '연평도 사건'을 언급한 것. 당시 북한은 백령도 해병부대의 해상사격 훈련을 빌미로 연평도에 170여 발의 해안포와 방사포를 발사해 민간인과 해병대원이 각각 2명 사망했다. 당시 이 사령관은 연평부대장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K-9 자주포로 13분 만에 응사,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민족끼리TV는 "근 10년이 흐른 오늘까지도 정신을 못 차리고 이른바 초토화 계획이라는 따위의 망발을 줴쳐대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시대착오적인 망상에 사로잡힌 부나비의 허세가 아닐 수 없다"며 "참으로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 무모하게 날아드는 부나비 엄지 새끼와 신통히도 같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미국과 남조선 군부 호전 세력의 이 같은 망동은 조미·북남 합의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자 평화를 바라는 민심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파국적 후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편 최근 국내에서 함박도의 관할권에 대해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북한 매체가 함박도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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