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M&A 주무르는 뱅커, 30代로 세대교체

입력 2019-10-21 10:46   수정 2021-10-20 10:32

이 기사는 10월 21일 10:4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10월21일(10:4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수합병(M&A) 시장의 주축인 외국계 증권사 핵심 인력의 세대교체가 가속화하고 있다. 40대 인력들이 사모펀드(PEF)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대기업으로 대거 이직함에 따라 30대 젊은 기수들이 대표 선수로 자리잡고 있다.

◆40대 뱅커들 잇따라 이직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외국계 증권사의 상무급 이상 인력들이 잇따라 이직하고 있다. UBS에서 M&A를 담당하던 김철환 상무는 최근 외국계 PEF인 CVC캐피탈로 이직했다. JP모간의 송창빈 상무와 배동근 상무는 각각 CJ ENM과 블루홀(현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이직했다.

중소·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으로의 이동도 활발했다. 다이와증권의 함희준 전무는 바디프랜드 글로벌전략본부장으로 이동했다. 윤주노 모건스탠리 상무는 싱가포르의 한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IB업계 관계자는 “대기업과 PEF 운영사들이 IB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40대 이상 중견 임원을 영입하는 추세”라며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이 자금 유치나 기업공개(IPO), 매각 등을 위해 IB 인력을 영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M&A 자문 핵심 업무에 30대 뱅커 배치

외국계 증권사의 40대 인력이 빠져나간 자리는 자연스럽게 30대 인력이 메우고 있다. 특히 IB의 고객인 기업과 PEF 내부 M&A 담당자의 연령층이 낮아지면서 최근 트렌드에 민감하고 실무에 능통한 젊은 뱅커를 선호하는 것도 30대 인력에게 힘을 실어주는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M&A업계 관계자는 "IB의 주요 고객인 대기업이나 PEF가 자문사를 선정할 때 이름 값보다는 실무자의 실력을 우선하는 분위기"라며 "30대 IB 기수의 몸값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요 M&A 거래에서 활약하고 있는 30대 뱅커로는 심종민 크레디트스위스(CS) 상무와 민재윤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상무, 박진우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상무, 조솔로 JP모간 상무, 조혁일 스탠다드차타드(SC)증권 이사 등이 꼽힌다.

심종민 상무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실무를 담당하면서 최근 세간의 주목을 더 받고 있다. 미국 뉴욕대학교 출신인 심 상무는 젊은 CS를 이끄는 이경인 대표체제의 핵심 실무자로 꼽힌다. 38세의 나이임에도 IB에서의 경력만 13년에 달한다. 2007년 맥쿼리증권에 입사하며 IB 생활을 시작한 후 노무라증권을 거쳐 2014년 CS에 입사했다. 이 대표와는 맥쿼리증권부터 함께 일하며 오랜기간 호흡을 맞췄다.

2016년 2월부터 금호타이어(거래금액 6463억원)의 매각주관사를 맡아 2년 6개월에 걸친 대장정 끝에 지난해 중국의 더블스타에 파는데 성공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조율, 중국업체와의 장기협상, 돌발 변수 발생 등의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다. 올해 초에는 서브원(6020억원)의 매각자문을 맡았으며, 지난해에는 총싸움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의 개발사 블루홀(현 크래프톤)의 2대 주주로 글로벌 최대 인터넷업체인 텐센트를 유치하기도 했다. 다양한 분야의 거래를 자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팔방미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39세인 민재윤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상무는 서울대 경영대를 졸업한 뒤 삼일 PwC 회계사로 자문업계에 발을 들였다. 2010년 씨티증권에 입사한 그는 현재 손꼽히는 IB 인재로 평가 받는다. 최근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티브로드 지분 가치 1조5000억원)을 비롯해 롯데카드(1조3810억원)·롯데손해보험(3734억원), 지오영(1조1000억원), 웅진식품(2600억원), 한라시멘트(3760억원) 등 올해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수임한 핫딜에서 모두 실무자로 참여해 성과를 냈다. 올해 자문한 거래금액만 4조6144억원에 달한다. SK바이오팜 기업공개(IPO) 자문도 맡고 있어 실적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자문 실력도 출중한데다가 네트워크도 훌륭하다“며 “타고난 뱅커로 해마다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는 특히 월등한 실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우 BoA메릴린치 상무는 나이와 연차에 비해서 독보적인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 올해 나이 35세로 IB 업계의 가장 어린 별이다. 서울대 경영대를 졸업한 뒤 2009년 UBS의 한국 기업금융부에 입사하면서 IB업계에 발을 들였다. 2013년 BoA메릴린치로 옮긴 뒤 올해에만 벌써 IMM PE의 린데코리아(1조3000억원) 인수 자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 항공부품제조업체 EDAC(3500억원) 인수 자문 등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지난해엔 SK텔레콤의 ADT캡스(2조9700억원) 인수 자문을, 2017년엔 베인캐피탈의 휴젤(9275억원) 인수 자문을 맡아 실적을 올린 바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박 상무는 문무를 겸비한 IB업계의 라이징스타로 나이와 연차 대비해서 뛰어난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지만 조만간 IB업계를 지탱할 기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시간대 경영학 학사 출신인 조솔로 상무는 38세의 나이에 도이치증권 등을 포함해 유럽계 IB에서만 13년의 경력을 쌓았다. 독특한 이름만큼이나 뛰어난 자문실력으로 고객들의 뇌리에 각인된다는 평가다. 지난해 JP모건으로 합류하자마자 포스코의 호주 갤럭시리소스 인수 자문(3000억원)을 맡으며 존재감을 보였다. 도이치증권에서는 한국콜마의 CJ헬스케어(1조3000억원) 인수 등 조단위 거래에서도 실무 역할을 맡아 거래를 도왔다. 특히 게임 분야 거래를 다수 자문한 이력도 돋보인다. 더블유게임즈의 더블다운인터렉티브(9864억원) 인수, 펄어비스의 CCP게임즈(5081억원)를 연달아 자문하기도 했다.

스탠다드차타드증권의 조혁일 이사도 숨겨진 진주로 꼽힌다. 올해 37세인 그는 서울과학고와 카이스트 전산학과를 나온 인재다. 사모펀드에서 출발해 IB로 스카웃된 케이스로 특히 PEF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PEF가 원하는 부분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문을 해줘서 일하기 정말 편한 IB 중 한 명”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SC증권에 입사한 뒤 이듬해 MBK파트너스로부터 홈플러스 매각 자문(6500억원)을 맡아 홈플러스 매장 5곳을 매각 후 재임차(세일 앤 리스백)하는 데 성공했다. 2017년엔 SC PE의 성경식품(1510억원), 선우엠티(1000억원), 화성코스메틱(1300억원 가량) 인수 자문을 주도했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의 SSG닷컴 투자(5000억원)와 테크로스의 LG전자 수처리사업 자회사 인수(2000억원대) 자문을 맡았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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