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 대사관저에 들어가 농성을 하다 회원 7명이 연행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은 "경찰의 무리한 수사와 구속영장 신청으로 대학생들이 시험을 치르지 못해 학점마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대진연 측은 21일 '대학생 즉각 석방 탄원서'를 통해 "미국이 그동안 우리의 우방국이라며 저지른 짓들은 우리 국민을 살해하고, 성폭행하고, 우리 땅을 오염시키며 우리 국민의 생명을 위협한 것 뿐"이라며 "그런데도 미국은 뻔뻔하게 방위비 분담금을 현재의 5배나 인상하라고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미국의 뻔뻔한 요구에 항의하기 위해 미 대사관저에 항의방문을 간 대학생들의 요구는 정의롭고 정당한 요구였다'며 "대학생들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미 대사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굴욕적인 한미동맹이 자국민의 이익보다 우선된다는 것이 증명된 수치스러운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대진연은 "이제 곧 대학생들이 2학기 중간고사를 치르는 날이 다가온다"며 "대한민국의 자주를 위해 정당한 목소리를 내다 연행된 학생들이 즉각 석방되어 건강을 회복하고, 학업에도 집중할 수 있도록 구속영장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진연 소속 회원 19명은 18일 오후 2시 50분경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 침입했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20일 검찰은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이들 중 7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편 대진연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소속이었던 대학 졸업생을 중심으로 2016년경부터 조직됐으며 지난해 3월 대학생노래패연합 등 진보 성향 단체들과 연합해 정식으로 출범했다.
지난 7월에는 윤소하 정의당 의원실에 협박 소포를 보낸 혐의로 대진연 산하 서울대학생진보연합 운영위원장 유 모 씨가 체포되기도 했다.
경찰은 대진연이 대학생들로 구성돼 있지만 시위를 기획한 건 한총련 소속 회원들이 활동하는 국민주권연대라고 의심하고 있다. 대진연과 국민주권연대는 지난해 1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백두칭송위원회'를 결성해 종북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한경닷컴은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청취해보려 했지만 대진연 측은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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