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연회비 캐시백'(cash back) 혜택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신규 회원을 유치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하지만 매몰비용(회수할 수 없는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휴면카드만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롯데·하나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는 인터넷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 등 비대면으로 신용카드를 신규 발급받는 고객을 대상으로 연회비 캐시백을 제공하고 있다.
연회비 캐시백은 카드사의 일반적인 마케팅 가운데 하나로 고객의 연회비 부담을 덜어주면서 신규 회원을 늘리거나 카드 발급을 확대하는데 효과적이다. 다만 연회비 캐시백을 받을 수 있는 허들이 너무 낮아 고객들에게 카드 발급을 부추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휴면카드는 매 분기 말일로부터 이전 1년 이상 기간 동안 이용실적이 없는 개인 및 법인 신용카드를 의미한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고객이 카드를 발급 받은 후 꾸준히 사용을 해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데 휴면카드가 늘어나면 매몰비용과 탈회 회원(가입 후 탈퇴)이 증가해 회사에 적잖은 부담 요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전업 카드사의 휴면카드 수는 731만5000매로 전년 동기 대비 20.3% 증가했다. 휴면카드는 2분기 말 기준으로 △2016년 637만매 △2017년 624만4000매 △2018년 607만9000매 등으로 감소하다 올해 100만매 이상 급증했다.
각 카드사마다 연회비 캐시백을 받을 수 있는 세부 조건은 조금씩 다르지만 신규 고객이 비대면으로 연회비 캐시백 대상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면 일정 시점에 해당 카드의 연회비를 돌려준다. 고객들에게 연회비를 돌려주더라도 모집인을 통한 카드 발급 대비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온라인 전용 발급 상품을 확대하는 추세다.
신한·현대·롯데카드는 실제로 고객이 카드 발급 후 신용카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도 캐시백이 제공된다. 신한카드는 딥 메이킹(Deep Making), 딥 드림(Deep Dream) 등 연회비 캐시백 대상카드 발급 후 신한페이판에 해당카드 등록 시 청구된 연회비를 100% 캐시백해준다.
현대카드는 카드 신청 시 리볼빙을 선택하면 연회비 캐시백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어 가장 간편하다. 롯데카드는 현대카드와 마찬가지로 리볼빙을 신청하거나 앱 카드 등록 후 지정일까지 카드를 유지하면 된다. 삼성·하나카드는 카드 발급 후 1회 이상 결제 기준이 있기는 하지만 결제 금액 기준은 따로 없어 1000원 미만이라도 한 번만 사용하면 연회비 캐시백이 가능하다.
7개 카드사 가운데 그나마 연회비 캐시백 기준이 까다로운 곳은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로 카드 발급 후 10만원 이상 결제해야만 연회비를 돌려준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연회비 캐시백 이벤트를 통해 카드만 발급받는 고객도 분명 존재하지만 반대로 카드를 제대로 사용하는 고객이 더 많다"며 "카드 발급 후 당장은 사용하지 않더라도 그런 고객들의 실제 사용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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