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일각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이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하거나 형집행정지로 풀어줘 선거판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당 당직자 출신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사면이나 형집행정지 후 자택정치를 하면 보수 진영엔 악몽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장 소장은 "만약 박 전 대통령이 풀려나 자택에 돌아가면 보수 인사들이 집 앞으로 집결할 거다. 박 전 대통령이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만 만나주고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안 만나주면 어찌 되겠나. 박 전 대통령 정치기반인 대구경북이 뒤집어질 거다. 보수분열로 수도권 선거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핵심 친박으로 분류되는 윤상현 한국당 의원은 지난 6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에서 보수 분열을 노리고 형집행정지를 할 거로 본다. 그렇게 되면 내년 총선이 더 어려워질 거다"라고 전망했다. 윤 의원은 "박 전 대통령 사면을 바라지만 보수 분열이 걱정된다"고 했다.
윤 의원은 지난 7월 기자와의 통화에서는 "여권에서 박근혜 사면 카드를 쓸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보수통합을 주문하는 메시지를 내달라고 박 전 대통령에게 부탁하려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접견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대한애국당에서 당명을 변경한 우리공화당은 "새 당명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옥중에서 직접 지어 전달한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정치권에서는 우리공화당의 박근혜 팔이라고 폄하했지만 박 전 대통령을 잘 아는 친박(친박근혜)계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친박계 인사는 "박 전 대통령은 자기 이름을 팔아서 뭘 하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정치인 시절 자기 이름으로 나가는 화환 등도 철저하게 관리했다"면서 "공화당이 진짜 박근혜 팔이를 하는 것이라면 진작 반응이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보수가 분열돼 내년 총선에서 패하면 박 전 대통령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직 친박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은 현재 한국당으로는 총선에서 지든 이기든 보수 가치를 지킬 대안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제 생각에는 박 전 대통령이 한국당에 감정이 많이 상해 있으니까 감정적인 부분도 있는 거 같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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