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나이키·언더아머 CEO 내년 1월 동반 퇴진

입력 2019-10-23 14:55   수정 2019-10-24 01:59

40년간 나이키에 몸담아온 마크 파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64)가 내년 1월 사임한다. 나이키의 경쟁업체 언더아머의 창업자 겸 CEO인 케빈 플랭크(47)도 올해 말까지만 CEO를 맡기로 했다.

나이키 이사회는 22일(현지시간) 파커 CEO가 물러나고 정보기술(IT)서비스 관리업체 서비스나우 CEO인 존 도나호가 내년 1월 13일부터 나이키 회장 겸 CEO를 맡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파커 CEO는 나이키 창업자인 필 나이츠 후임으로 2006년 CEO에 올랐다. 그는 나이키의 ‘디지털 전성기’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드림웍스의 자회사 노바와 제휴해 3차원(3D) 디자인을 제품 개발에 활용하기도 했다.

파커 CEO는 1979년 운동화 디자이너로 나이키에 입사했다. CEO에 오른 뒤에도 꾸준히 디자인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최근 나이키가 도핑 스캔들에 휘말린 것이 CEO 사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반도핑기구(USADA)는 이달 초 나이키 소속 육상 코치인 알베르토 살라자르가 반도핑 규정을 위반했다며 4년간 활동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파커 CEO는 수차례 살라자르에게 보고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도나호 CEO가 나이키 회장 겸 CEO로 자리를 옮기면서 빌 맥더멋 전 SAP CEO는 서비스나우의 새 CEO가 됐다. 맥더멋은 SAP를 9년간 이끌며 클라우드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회사를 크게 성장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이키 CEO가 사임 의사를 밝힌 날 경쟁사인 언더아머 창업자도 CEO 자리에서 내려올 뜻을 밝혔다. 플랭크 언더아머 창업자는 이날 성명에서 “내년 1월 1일부터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패트릭 프리스크가 CEO를 맡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플랭크는 24세이던 1996년 워싱턴DC의 할머니 집 지하실에서 언더아머를 창업했다. 회사 설립 23년 만에 CEO에서 물러나는 셈이다. 메릴랜드대 풋볼팀 주장을 맡았던 플랭크는 스포츠 의류에 혁신적 통풍 기법을 도입한다는 아이디어로 회사를 세웠다.

언더아머는 지난해 매출 49억달러(약 5조8000억원)를 내는 등 대브랜드로 성장했다. 하지만 플랭크는 최근 MSNBC 앵커와 스캔들이 터지면서 퇴임 압력을 받았다. 그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초기 기업자문단에 참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을 비판하는 데 주저하자 자문단에서 가장 먼저 탈퇴하기도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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