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기획재정부 등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정부구매카드를 사용하는 56개 기관은 작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총 1조1407억원을 결제했다. 이 중 직불카드 결제금액은 1.7%인 195억원에 불과했다. 신용카드 결제액은 1조1212억원이었다.
국고금관리법에 따라 정부기관은 물품구입비, 여비 등을 결제할 때 정부구매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정부구매카드는 신용카드밖에 없었지만 기재부가 작년 7월 “영세·중소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겠다”며 직불형 정부구매카드를 도입했다.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0.8~2.3%, 직불카드는 0.5~1.5%다.
직불형 정부구매카드를 도입하지 않은 기관은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행안부 통일부 외교부 환경부 여성가족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부처뿐 아니라 국회 헌법재판소 등 26곳이다. 직불카드를 발급받았지만 사용실적이 없는 곳은 대법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방부 해양수산부 통계청 조달청 등 9곳이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신용카드는 결제일이 정해져 있어 관리가 쉽지만 직불카드는 사용 후 즉시 대금이 인출돼 수시로 영수증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영세 자영업자를 돕자며 도입한 제도를 정부기관이 단지 귀찮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이용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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