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가 열 곳 중 일곱 곳은 내년 대체투자를 올해보다 늘릴 계획이다. 대체자산 중에선 해외 부동산·인프라 투자를 12조원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보다 20%가량 많은 수치다. 국내 자본을 해외 자산에 투자해 배당 등 소득을 올리는 ‘자본 수출’이 내년에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사가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ASK 2019 글로벌 부동산·인프라 투자 컨퍼런스’에 참석한 국내 주요 기관 최고투자책임자(CIO) 2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1.4%는 “내년 대체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대체투자란 주식 채권 등 전통적 투자상품이 아니라 부동산, 사모펀드, 원자재 등 다른 대상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자산군별로는 “해외 인프라 투자를 늘리겠다”는 응답(85.7%)이 “해외 부동산 투자를 늘리겠다”는 대답(52.4%)보다 많았다. 유망 투자처로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도로·공항·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과 오피스빌딩이 꼽혔다.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인프라 쪽으로는 5세대(5G) 이동통신 시설과 셰일오일·가스의 운송·저장 시설을, 부동산은 고령화와 기술 발전으로 수요가 느는 노인주거시설과 데이터센터 등을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16%대인 KIC의 대체자산 비중을 2~3년 내 20%로 높이겠다”고 했다.
개인들의 해외 대체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공모형 해외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이달 1일 현재 3조2045억원을 기록했다. 저금리 기조 속에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개인자금이 몰려들면서 올 들어 설정액이 1조323억원(47.5%) 증가했다. 투자 대상도 기존 오피스빌딩을 넘어 호텔, 물류창고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이상열/이현일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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