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는 지난해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정해진 ‘정시 30%’ 룰을 맞추고 있지만 올해 고1 학생이 대입을 치르는 2022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의 정시전형 비율을 더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우승 한양대 총장(사진)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번 조 전 장관과 관련한 입시 논란을 계기로 정시 비율을 확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양대는 이미 정시로 정원의 30%를 뽑고 있지만 입학처에 정시 비율의 추가적 확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대학 입시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제1원칙은 공정성”이라고 강조하며 “정시를 우선 확대하면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오지선다형 객관식으로 치러지는 수능이 창의력을 강조하는 교육 흐름에 맞지 않고, 결과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적합한 평가방식이라는 지적에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 총장은 “창의력은 기본적으로 한 분야에 대한 ‘깊이있는 지식(deep knowledge)’을 기반으로 할 때만 나온다”며 “대학에 와서 얼마든지 창의력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정시를 확대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이전에 나왔지만, 교육계에선 한양대의 방침이 최근 정시 확대 논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김 총장 주장과 달리 교육계에선 “정시를 확대하면 학벌서열이 더 공고해지고 시대 변화에 맞는 다양한 방식의 교육이 불가능해진다”는 우려도 크다.
한양대가 정시 비율을 얼마나 높일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한양대 입학처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곧 신호를 보내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향후 구체적인 비율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0학년도 대입에서 서울 소재 대학의 정시전형 비율은 평균 27.1%다. 서울대는 20.4%, 고려대는 16.4%, 연세대는 27.0%를 정시로 선발한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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