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일상과 삶, 그들을 포함한 동물과 생명에 대한 시선과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놓는다. 어떤 대가도 없이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준 존재에 감사하고 무참히 생명을 짓밟는 인간의 이기심에 분노한다. 서로 다른 문체로 담담하게 얘기하지만 우러나오는 진심은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소설가 백수린은 “아픈 강아지에게 의사를 물을 수는 없기 때문에, 최종 선택은 언제나 온전히 나의 몫인데 무엇이 가장 최선의 선택인지 내가 알 수 없다는 사실이, 어쩌면 오히려 그 선택이 내가 돌보고 지켜줘야 할 존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언제나 나를 두렵고 겁이 나게 한다”고 썼다. 이슬아 작가의 글에도 비슷한 대목이 있다. “탐이(반려묘)가 하는 말 중 단 한마디만이라도 정확히 알아들을 수 있다면 어떨까. 그 한마디를 미리 정해야 한다면 그것은 ‘아프다’는 말일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그가 아프다는 걸 표현했는데 내가 바로 알아주지 못할까 봐 자주 두렵기 때문이다.”
함께 사는 동물이 생기면서 하늘을 나는 새, 길거리를 배회하는 고양이로 자연스럽게 관심의 범위는 확장된다. “작은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그 마음만으로도 사람을 치유한다”는 최은영 작가의 말이 따뜻하게 와닿는다. 소중한 생명을 책임질 수 없다면 처음부터 데려오지 않는 게 답이다. 1 대 1 결연이라는 방식으로 함께 살지 않아도 도울 방법이 있음을 작가들이 직접 보여준다. 책 판매 수익금 일부도 카라에 기부할 예정이다.
밴드 ‘언니네 이발관’에서 노래를 불렀고 <보통의 존재> 등의 에세이집을 낸 이석원은 이 책을 볼 독자들에게 묻는다. “동물이 행복한 세상에서 사람이 불행할 수 있을까요.” (김금희·최은영 등 지음, 문학동네, 248쪽, 1만3000원)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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