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이재용 측 "양형만 다투겠다"…무죄보다 '집유'에 초점

입력 2019-10-25 12:20   수정 2019-10-25 12:2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측이 '뇌물공여' 파기환송심에서 대법원이 추가로 인정한 약 50억원의 뇌물 혐의에 대해 유·무죄 대신 양형만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무죄 여부 대신 형량에 관한 심리에 집중, 집행유예 판결을 유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25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며 "대법원 판결에 대해 유·무죄 판단을 달리 다투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로 양형에 관해 변소할 생각이다. 사안 전체와 양형에 관련된 3명 정도 증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삼성 측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씨 딸 정유라의 승마 지원을 위해 제공한 말 3마리를 뇌물로 판단했다. 또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묵시적 청탁을 인정하면 뇌물액이 늘어난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받는 뇌물 혐의 액수는 기존 36억원에서 86억원가량으로 늘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근 대법원 확정판결 등도 증거로 신청하고 싶다며 문서 송부 촉탁을 신청하겠다고 했다.

최근 대법원은 이 부회장과 비슷한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에 대해 유죄를 확정하면서도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묵시적 청탁에 대한 대가성 뇌물 70억원을 인정했지만, 박 전 대통령 측 요구에 응답한 '소극적 뇌물'이라는 점을 감안했다.


이 부회장의 삼성 경영권 승계 작업에 대해서도 공방이 예고됐다.

특검은 "검찰이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적법하게 중요한 자료를 확보했다"며 "승계작업이 존재했고, 어떻게 이 부회장을 위해 무리하게 진행됐으며 대통령의 우호적 조치 없이 불가능했는지 증명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 기록을 증거자료로 내겠다"고 했다.

반면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대법원은 승계작업을 매우 포괄적으로 인정했고, 부정한 청탁도 포괄적으로 인정해 구체적으로 심리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며 "양형이 핵심이고,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양측 의견을 들은 뒤 유·무죄 심리 기일과 양형심리 기일을 나눠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유·무죄 심리 기일은 다음달 22일 오후 2시5분, 양형 심리 기일은 오는 12월6일 오후 2시5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재판을 마치기 전 이 부회장에게 "어떠한 재판 결과에도 책임을 통감하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로 심리에 임해달라"며 "심리 중에도 당당히 기업 총수로 해야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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