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지난 3분기(7~9월) 순이익이 2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유료 회원인 프라임 고객에게 당일 배달 서비스를 하면서 영업 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사업 부문의 투자 확대와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수요 둔화 등도 실적에 부담을 줬다는 분석이다.
아마존은 24일(현지시간) 올 3분기 순이익이 작년 같은 분기보다 26% 감소한 21억달러(약 2조4700억원, 주당 4.23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17년 이후 2년 만에 처음 수익이 감소했다. 시장 기대치(주당 순이익 4.59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 매출은 24% 증가한 700억달러(약 82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월가는 아마존의 수익 기록이 멈추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아마존은 2017년 2분기 이후 분기마다 최대 이익을 경신했지만 지난 2분기에 이 행진이 멈췄다. 이어 3분기에는 아예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아마존 주가는 이날 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7% 이상 떨어졌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이 800억달러(약 94조원)가량 증발했다. 실적 발표 전까지 이 회사 주가는 올초 대비 16% 오른 상태였다.
아마존은 당일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의 단기적인 수익 감소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아마존은 프라임 고객들에게만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 배송 비용은 지난 3분기 96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6% 늘었다. 택배 분류, 배달 작업 등을 하는 직원 수도 임시직을 포함해 10만 명이 늘어나 75만 명이 됐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고객들은 ‘2일 배송’에서 ‘1일 배송’으로 바뀐 프라임 서비스를 좋아한다”며 “그것은 큰 투자며 고객을 위한 올바른 장기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에 따르면 올해 당일 배송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의 주문 품목은 수십억 개에 이른다. 아마존 측은 3분기에만 당일 배송 서비스를 위한 물류 창고 확보에 8억달러를 쏟아부은 데 이어 4분기에도 두 배가량인 15억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사업 부문인 아마존웹서비스(AWS)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AWS 데이터센터의 연구개발과 인프라 관련 직원이 지난 3분기 22% 늘었다. 클라우드 관련 기술 및 콘텐츠 비용도 28% 증가한 92억달러를 기록했다.
아마존이 당일 배송 확대에 계속 비용을 투입하면서 크리스마스, 연말 등 대목이 있는 4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부 여건도 좋지 않다. 블룸버그통신은 “아마존은 미 법무부로부터 페이스북, 구글 등 다른 정보기술(IT) 기업들과 함께 독점 조사를 받고 있다”며 “아직 벌금을 부과받진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일제히 아마존을 공개 비판하고 있는 만큼 부담 요인”이라고 전했다. 무역 분쟁에 따른 전자상거래 수요 감소도 우려된다. 아마존은 4분기 순이익을 12억~29억달러로 예상했다. 시장 기대치인 42억달러를 크게 밑돌 것이라는 얘기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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