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용 방사성원소 2종 수입 안해도 돼"…원자력硏, 국산화 성공

입력 2019-10-25 17:30   수정 2019-10-26 00:22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암 진단용 방사성동위원소 두 종류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국산화했다.

원자력연구원 방사선연구부는 입자가속기인 ‘사이클로트론 RFT 30’(사진)을 이용해 의료·산업용 방사성동위원소 저마늄68, 스칸듐44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저마늄68은 신경내분비종양, 전립선암 진단 등에 쓰인다. 연구팀은 갈륨에 고에너지 양성자빔을 수일 동안 조사(照射)한 뒤 특수 분리추출방법인 ‘레진 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해 저마늄68을 생산했다. 레진 크로마토그래피는 유기화합물로 이뤄진 비결정성 반고체인 ‘레진’으로 방사성동위원소를 분리하는 기술이다. 원자력연 관계자는 “고가인 저마늄68은 전량 수입하고 있어 국내 양산 체제가 마련될 경우 수십억원의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전자방출 단층촬영(PET) 검사 등에 쓰이는 스칸듐44는 반감기가 짧아(쉽게 붕괴) 수출이 불가능해 미국 등 일부 생산국 현지에서만 사용이 가능했다. 원자력연은 프레스로 압축한 칼륨 표적에 양성자빔을 조사한 뒤 레진 크로마토그래피로 스칸듐44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한 번 장비를 가동했을 때 이 원소들을 수십 밀리퀴리(mCi) 수준의 양까지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1밀리퀴리는 1초에 3700만 개의 원자핵이 붕괴할 때의 방사능 강도를 의미한다. 원자력연은 서울대병원, 전남대병원, 국립암센터, 경북대와 퓨처켐 등에 내년부터 저마늄68과 스칸듐44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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