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는 스리식스티(법인명 트래블리테일그룹)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이 회사 지분 약 44%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공시했다. 투자액은 1억2100만달러(약 1420억원)다. 투자 목적은 ‘경영 참여’로 밝혔다. 호텔신라는 이번 투자로 스리식스티의 2대 주주가 된다. 5년 뒤 잔여 지분 중 23%를 추가로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이번 계약에 포함시켰다. 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기존 대주주는 잔여 지분 33% 전부를 호텔신라에 팔 수 있는 권리(풋옵션)도 있다. 호텔신라가 스리식스티 지분 100%를 취득하는 조건을 단 것이다.
스리식스티는 미국 마이애미에 본사를 둔 면세점 운영 업체다. 지난해 약 80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주요 사업은 기내 면세점 운영이다. 에어캐나다, 버진에어웨이, 싱가포르에어라인 등 21개 항공사와 계약을 맺고 기내에서 면세품을 판매 중이다. 공항 면세점도 운영 중이다. 미국에는 댈러스포트워스, 올랜도, 필라델피아 국제공항에 면세점이 있다. 콜롬비아 엘도라도 국제공항 등 중남미에도 12곳의 면세점을 뒀다. 여기에 크루즈 면세점까지 포함하면 총 41곳의 매장이 있다.
호텔신라가 스리식스티 인수에 나선 것은 글로벌 면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2014년부터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섰다. 그해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첫 해외 면세점을 냈다. 2017년에는 홍콩 첵랍콕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냈다. 이후 마카오 공항 면세점, 태국 푸껫 시내면세점, 일본 도쿄 시내면세점 등으로 지역을 넓혔다. 해외 사업 확대 덕분에 호텔신라는 작년 매출 기준 글로벌 3위 면세점 사업자가 됐다. 면세 전문지 무디데이빗리포트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작년 면세점 운영 사업으로 54억7700만유로(약 6조995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1위 듀프리, 2위 롯데면세점의 뒤를 이었다.
해외 사업이 순항하면서 호텔신라는 아시아에서 벗어나 선진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이번 스리식스티 인수로 해외 사업 지역을 미국 등 북중미 지역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호텔신라는 이날 올해 3분기 실적을 내놨다. 매출은 1조47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 늘었다. 영업이익은 15.6% 감소한 573억원으로 집계됐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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