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바닥'…내년 적자 1兆 넘는다

입력 2019-10-25 17:32   수정 2019-10-26 00:43

일자리사업 예산의 주요 재원인 고용보험기금 재정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7년 만에 적자를 낸 데 이어 내년에는 적자 규모가 1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 악화로 실업급여 지급액이 급증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0년도 정부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내년 고용보험 적자가 1조4436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25일 밝혔다. 이는 4275억원으로 추산되는 올해 적자의 세 배가 넘는다. 고용보험은 2012년 이후 매년 흑자를 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인 지난해 808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대로라면 이르면 2024년에 고용보험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추산된다.

고용보험 재정 악화는 실업급여 지급액 급증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실업급여는 원하지 않은 실직 후 일자리를 찾는 실업자에게 주는 지원금이다. 실업급여 지출은 2017년 6조2858억원에서 매년 늘어나 내년에는 11조4449억원으로 1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이 때문에 실업급여 계정은 내년에 1조2471억원 적자가 불가피하다. 적립배율(적립금/지출)은 0.3으로 추락할 것으로 국회예산정책처는 전망했다. 2013년 고용보험요율 인상(1.1%→1.3%) 이후 최저 수준이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최저임금의 90%가 하한선이어서 최근 2년간 29% 급등한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았다. 1인당 실업급여 평균 지급액은 2017년 124만원에서 올해 151만원으로 21% 늘었다.

국회예산정책처 관계자는 “고용보험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면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사업 자체가 흔들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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